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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땅콩 Nov 13. 2024

애에게

처음이자 첫 번째




젊은 날에 쫄딱 망했다

를 무릎에 앉히고 운전을 했다

철부 애가 애를 태우며

구멍가게와 슈퍼에 배달을

물건을 팔

거래처 사장님들은

서너 살 에게

사탕과 알록달록한 장난감을 쥐어주며 물었다


누구니?


처음이며 첫 번째

 없이도 하나인 내 딸

말없이도 말을 하는

내가 했다


날은 어둡고

손발이 새까맸다

도 그랬고 나도 그래서

손톱 아래

깜깜한 고갯길을 함께 굴러가다가  

덜 익은 단감 열매처럼 떨어


앞만 보고 가는데도

어쩔 수가 없는

얼얼하고 억울한 일

어떡하든 벗어나려 일어서려는데

어디서 들어오는 물꼬인지가

자꾸 차올라

할 수 없는 나는 너를 안고 울었다


그제서야 보였다

아주 높으면서도 낮게 머무르는 하늘

이미 내게 와 있는 위로와 평온


세월에 빗질 지난 

날은 가벼워지고 환해져

이젠

 나를 묻는다

아주 멀리 떠나고 싶지 않았느냐고


애가 탔었네

가도 가도 멀어져 가

멀어져먼데가 없는

제자리걸음이더군

어데라도 이만하면 살만 했을 것이다


둘 없이도 하나

처음이자 첫 번째

로 인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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