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서리를 가진 양철통은
짐승의 붉은 아가리
주걱을 베어문 이빨들로 가득 찼다
엄마는
검은 비닐을 내게 들라했기에
젖은 앞치마
동전을 건네던 검지손톱,
짐이요의 두 바퀴로
등을 포개는
허름한 작업복의 남자가
자꾸 따라붙었다
배어 스미는 시장바닥
흘러 화끈대는 종아리
찡얼대며 보채는 간판아래 구석들
푸성귀와 국물
전복된 배의 윤곽을 뒤집어
떠다니는 묘혈
코뚜레의 목을 뚫고
콸콸 쏟아져 나오는 선지
그리고
음메음메 울어대는 송아지
그런 밤에는
잠도 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