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스러운 수술동의서. 위의 반을 자른다고요?
수술날이 잡혔고 그 전날 입원을 했다. 전날 입원 준비를 마치고 아이들과 며칠 엄마가 어딜 다녀와야 한다고 금방 오겠다고 작별(?)의 인사를 했다. 아직도 엄마와 함께 자는 6살 둘째에게는 며칠 전부터 헤어짐에 대해 틈틈이 얘기를 해두었다.
입원 준비가방을 챙겨 신랑과 엄마와 병원에 왔다. 입원수속을 하고 환자와 보호자분 출입증 종이띠를 받고 드디어 6층 암병동에 환자가 되었다.
대학병원에 전문 암병동이 생긴 지 몇 년 안 되었는지 새 건물이었고 깨끗하다 못해 온통 새하얘... 다 하얗다. 만석닭강정 조리실인 줄
암병동은 1인실, 2인실, 4인실로 되어있는데 나는 다인실인 4인실로 신청했다. 퇴원할 때까지 많은 분들이 이 방을 거쳐가셨다. 그 이야기는 차차...
입원하자마자 바빴다. 키와 몸무게 재고 환자복으로 환복 후 혈압재고 엑스레이를 찍었다.
환자복으로 갈아입으니 진짜 환자가 된 기분~나 진짜 환자인지 아직 실감이 없었는데.... 내일 수술 후 혈전 방지를 위한 압박스타킹도 신었다.
편의점에 가서 소변기와 바람 불어 공 불어 올리는 걸 사 오라고 하셔서 슬리퍼를 끌고 편의점에 다녀옴.
수술 이후 폐운동을 위한 기구였는데 간호사님이 80대 할아버지도 3개 쉽게 하신다고 미리 연습을 하라고 하셨는데.... 이런 난 아무리 해도 1개밖에 안 올라갔다. 이거 고장 난 거 아니냐고 하기까지 했는데 그냥 내 폐활량이 적은 것이었다. 회복 전도 이후도 1개가 내 최선이었다.
4인실이지만 개인 공간도 넓고 다 좋았는데 하나 안 좋은 건 그건 바로 암병동 병실에 와이파이가 안 된다... 줄 이어폰이랑 블루투스랑 다 챙겨 왔는데 얼마 남지 않은 데이터로 써야 한다니. 새로 생긴 지 얼마 안 돼서 아직 없다는데 핑계인 거 같기도..
내일 수술에 대한 설명 및 동의서를 받았다. 난 복강경으로 수술을 하게 될 텐데 위암의 경우 아래로 파고들지 않고 점막 부분에 있으면서 분화도가 좋은 경우에는 그 조직만 떼어내지만 난 분화도가 낮은 예후가 좋지 않은 경우라 절제가 기본이라고 한다.
'얼마나 자르나요' 봐야 알겠지만 50%로 자른다고 한다. 헐... 초기인데도 반을 자른다고요??ㅜㅜ 처음 듣는 자세한 소리였다. 위쪽에 생긴 경우는 위를 다 절제하는데 위치는 아래쪽이라 위의 2/3나 절반, 그리고 임파선 그 주변 장기까지 절제할 수 있다고....
수술에서 있을 수 있는 안 좋은 경우의 수를 다 얘기해 주셨다. 내시경으로 하는데 필요시 개복도 할 수 있다고 하심ㅜㅜ 이건 만약의 경우까지 말씀해 주시는 거겠지?? 하지만 그 말도 해주셨다. 이렇게 조기에 발견하신 게 얼마나 다행이시냐고. 이 말을 그 당시는 이해 못 했지만 이 말은 정말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