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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bin Apr 15. 2024

그저 세월이 흘러서 우리가 애틋해진 걸까?

오래된 관계

요즘 들어 한국에 있는 가족과 친구들이 너무나도 보고 싶다. 이 의미는 내가 에너지를 받으며 재미있게 마음 편히 지낼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오늘 꿈에 친한 친구가 나왔다. 친구와 나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만나서 돌아다니고 맛있는 것도 먹고 수다도 떨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런데 사실 꿈에서도 느껴진 슬픔이 있었다. 재밌게 노는 와중에도 서로 헤어짐을 알고 있지만 티를 내지 않고 이 시간을 행복하게 보내려 노력하고 있는 우리가 보였다. 그러다 결국 집에 갈 시간이 다가왔고, 이렇게 헤어지면 나는 또 미국으로 가기 때문에 언제 또 볼 수 있을지 모른다는 것이 정말 실제상황 같았다. 그렇게 친구와 버스정류장에서 헤어지는데 결국 둘 다 눈물이 터져서 서로를 부둥켜안고 엉엉 울었다. 그런데 친구가 갑자기 담배를 피우는 바람에 분위기가 전환되었다. 그 친구는 담배를 전혀 피우지 않는 친구이기 때문에 담배를 피우는 그 친구의 모습이 갑자기 웃겨서 울다가 너 할머니 돼서도 이렇게 담배 피우면 너무 웃길 것 같다며 깔깔 웃었다. 그렇게 깔깔 웃었지만 나는 울면서 잠에서 깨어났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주룩주룩 흐르고 있었다. 진지하고 슬픈 상황들, 고민들을 이야기하는 와중에도 장난을 섞어가며 분위기를 풀어가는 우리가, 오늘 나의 꿈에 그대로 담겨 있었다.




이 꿈을 당사자인 친구한테 말하면서 인간관계에 대해서 대화가 오갔다. 우리는 알게 된 지 5-6년 정도 된 관계이고 심지어 사회로 나와 대학에서 만난 사이인데 어떻게 이렇게 애틋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을까, 참 신기하다는 것이었다. 생각해 보면 물론 모든 관계에서 초반에는 서로 부딪히는 것들이 있기 마련이다. 근데 그런 것들을 서로 조금씩 배려하고 이해하다 보면 그 사람 자체를 이해하게 되는 것 같다. 그래서 또 그냥 서로 배려하고 이해하며 지냈더니 그저 세월이 흘러 우리를 이렇게 특별한 관계로 만들어 준 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요즘 나에게 힘을 주는 사람들이 정말 그리워서 마음 한쪽이 허하고 자꾸 슬퍼지고 보고 싶다. 보통 애틋하다는 표현은 가족이나 연인에게나 하는 말인 것 같았는데, 보고 싶어도 보지 못하는 배경이 깔려서 그런지 나에게는 친구들도 참 애틋하다. 당장 만날 수 없는 어쩔 수 없는 일에 계속 슬퍼할 순 없으니 다시 또 그냥 그들의 응원이라도 받으며 다시 살아가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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