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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치골에 산다
비 오는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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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거인
Aug 23. 2024
이틀째 비가 내렸다
밤에도 쉬지 않고 내렸다
새벽까지 계속 내렸다
거실에 빗비린내가 가득하다
장화를 신고 마당으로 나섰다
태풍이 무서워 빗방울이 도망간다
소나무 잎에 위태롭게 매달려 있다
동쪽 소나무 숲이 반짝거린다
빗방울이 위험하다
비탈진 길을 오르내린다
길 옆에는 칡넝쿨이 무성하다
칡잎에 빗방울이 쉬고 있다
쉬지 않고 쏟아 내느라
너도 지쳤구나, 나도 지쳤다
소나무 가지에 거미가 해먹을 걸었다
주인은 어데 가고 빗방울이 놀고 있다
빗방울이 숨바꼭질을 하잔다
우산이 술래다
빗방울이 초록속에 숨었다
술래가 초록을 숨겼다
찰칵!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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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방울
소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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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거인
지리산을 오르며 숲 길 걷기를 좋아하는 작은거인입니다. 사는 이야기를 일기처럼 기록하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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