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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은거인 Dec 02. 2023

아들! 알라 뷰! 2

아픈 손가락이 잦아들고 있다.


 제주도로 일을 하러 간다는 작은아들과 통화 후, 입덧하는 임산부처럼 하루 종일 헛구역질하며 빈속을 울컥울컥 게워 냈다.     




  대기업에 다니는 형과는 다르게 자리 잡지 못하고 있는 아들이 안쓰러웠다.

미각이 예민하고 음식솜씨가 좋은 아들은 음식점을 해 보겠다고 했다. 바닥부터 배우겠다며 주방에서 홀에서 일했다. 하지만 심한 칼질로 손목인대가 끊어졌다. 겨울만 되면 물을 만지는 손은 허물이 벗겨지고 피가 났다. 결국 그 일을 그만두었다. 피아노가 있는 카페를 하고 싶다는 꿈을 꾸며 카페에서 일했다. 그마저도 코로나로 인해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아들은 꿈을 포기하지 않고 4년째 피아노를 배우고 있다. 그런 아들에게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믿고 기다려 주는 것뿐이었다.

아픈 손가락에 통증이 잦아들지 않아 이틀째 잠을 설쳤다.      



  결국 이불을 걷어차고 일어났다. 거실문을 열었다. 쨍한 새벽공기가 기다렸다는 듯 내게 달려들었다. 새벽의 색은 아직 어둠이었다. 어둠 속에서 유난히 빛나는 샛별 하나가 내게 다가왔다.

작은아들의 제주도행은 도드라지게 빛나는 샛별처럼 빛날 거라고 속삭이는 듯했다.


 인내와 끈기로 포기하지 않는 아들의 도전을 응원해야지. 난 아들을 믿으니까!

아픈 손가락의 통증이 잦아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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