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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fia Jul 05. 2021

가장은 누가 뽑았을까

“결혼하면 네가 가장이니까”, “가장으로서” 등등의 말들은 아주 흔하게 들을 수 있다. 남편이 되는 그 순간 그 남자는 한 가정의 으뜸, 대표, 기둥이 된다. 이런 말과 현상들은 현대의 우리나라 사회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말이며, 아무도 이상하게 생각하거나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전통적으로 한 가정을 꾸린 남자는 그 가정을 책임져야 했기 때문이었다. “처자식 먹여 살려야 한다’는 강박은 대한민국 남자들의 DNA속에도 자리잡고 있는 듯 하다.


하지만 현대의 다양한 가족문화가 있는 속에서, 굳이 한 가정에서 가장을 세우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리고 그 가장은 왜 대부분 남성인가? 남자가 일을 하고 집안 식구들을 먹여 살리는 경제적인 이유 때문인가? 그렇다면 점점 늘어나고있는 맞벌이 가정은 어떠한가?


 가장이라는 표현은 가부장제도의 그림자이다. ‘두산백과’에 따르면 가부장제란 ‘가장이 가족성원에 대하여 강력한 권한을 가지고 가족을 지배, 통솔하는 가족형태’라고 한다. 가부장제도를 당연한 질서로 여기는 사람들에게, 이런 형태의 가족이 과연 이 시대에 어울리는 가족상인지 되묻고 싶다. 민주적 다양성이 존중받는 이 세기에 사람들은 여전히 한 가정에서 굳이 가장을 세우려고 한다. 일종의 강박이라고 보여진다


 가부장제의 해체는 집안의 어른들에게 무례하게 굴어도 된다는 의미가 아니다. 예의를 지키되, 서로 동등한 발언권을 갖고 자유롭게 의견을 공유하는 등, 가정 내부에서의 민주주의를 실현하자는 의미이다


 이런 ‘가장’이란 개념을 버리는 것은 남자의 어깨에 실린 책임도 덜어 줄 수 있다. 인터넷 상에서 ‘남자가 집을 해와야 한다’는 통념이나 ‘남자가 집안을 먹여 살려야지.’라는 말에 발끈하는 남성들을 이제 흔히 볼 수 있다. 흥미롭게도 그런 어려움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열쇠는 오히려 바로 가부장제의 실질적인 폐지 인 것이다


 이런점에서 여성주의는 진정한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필요충분조건이라고 생각한다. 여성의 차별을 제거하고 남성의 불합리한 책임을 덜어주는 것이 이 시대가 나아가야 할 길이자, 세상의 요구라고 생각한다. 새해에는 진정한 성 인권이 자리잡는 대한민국이 되어 가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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