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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fia Jul 08. 2021

정신장애의 이해와 정신 장애인과의 연대를 위한 방법

 

 주위를 둘러볼 때 표면적으로는 정서적 약자를 찾기는 어렵다. 그들이 목소리를 내는 일은 엄청난 용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사회는 아직 그들에게 냉담하고 사람들은 그들을 낯설어한다. 하지만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 곳에서 그들은 이미 연대하고 있다. 갖은 루머들로부터 지친 그들만의 리그가 이미 존재한다. 도움을 청하고 싶지만, 어려움을 같이 공유하고 싶지만, 사회의 차가운 시선에 주눅이 든다.


 정서적 약자란, 광의로는 다양한 원인으로 정신 건강 측면에서 가볍든 무겁든 문제를 갖고 있는 사람을 말한다. 협의로는 치료와 관리가 필요한 정도의 정신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을 말한다. 경계성 인격장애, 가벼운 우울증부터 조현병, 조울증, 분노조절장에, 불안증에 이르기까지 정서적 약자는 다양한 모습으로 우리 주위에서 살아가고 있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정신 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은 주위에 흔히 있다. 하지만 사회의 여러 압력은 그들을 침묵하게 만든다.


 정서적 약자에 대한 오해와 편견은 너무나 많아서 다 다루기는 힘들지만 몇가지를 살펴보려고 한다. 먼저, 정신장애인들은 의지가 박약하거나 소위 '배가 불러서' 그런다는 말을 아주 흔하게 듣는다. 정신질환은 흔히 마음의 병이라고 표현되는데, 물론 마음으로 병의 증상이 나타나긴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뇌의 여러 작용에 문제가 있는 신체 건강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혈압과 당뇨를 스스로 조절 할 수 없듯이 이들의 병도 의지로 조절 할 수 있는 것이 절대 아니다. 다른 질병에는 우호적이고 관대하고 걱정의 대상이 되는데, 같은 질병인 정신장애에는 유독 엄격하고 '미쳤다'고 생각한다. 심지어 그런 미친 사람들과 같이 살아갈 수 없다며 그들을 고립시키고 격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위에 언급한 바와 같이, 개인의 의지와 노력으로 이런 질병을 극복할 수 있는 부분은 생각보다 매우 미미하다.


 또 다른 오해로, 병원이나 약에 의지하면 안된다는 주장이 있다. 이것 또한 위험한 주장이다. 이런 오해를 풀기 위해선, 이런 병들이 마음의 병이기 보다는, 신체의 병이라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혈압과 당뇨를 대부분의 일생에 걸쳐 긴 시간동안 약물 등의 의료적 도움으로 관리하며 살아가듯이, 정신장애인들 또한 병원 및 의료기관의 치료가 필수적이다. 이런 오해들로 인해 치료의 골든타임을 놓치는 경우가 수도없이 많다.

 

 이런 정서적 약자들을 이해하고 그들과 연대함으로써 , 결국 우리는 사회의 인적 자원을 충분하게 활용하고 사회적 낭비를 줄일 수 있다. 정신장애로 인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편견과 오해로 치료 시기를 놓치면서, 그 과정에서 불필요한 낭비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정신장애인과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방법으로는 다양한 차원에서 논의할 수 있겠지만, 나는 그 중 공교육을 활용하는 방법을 제안하고 싶다. 여전히 문제가 많이 있지만, 성교육을 학교 수업에 필수 과정으로 넣으면서 점점 사람들은 성교육의 필요성을 느끼고 성교육 과정도 발전하고 있다. 이런 학교의 성교육 모델 처럼, 정신질환에 대한 교육도 공교육 차원에서 필수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신질환 교육이 공교육의 필수 과정이 된다면, 우리는 두가지 입장에서 이로움을 얻을 수 있다. 먼저 정신질환의 당사자와 그 가족의 입장이다. 그들이 어릴 적 편견없는 정신질환 교육을 받는다면, 주위 시선이나 오해 때문에 헤매지않고 의료적 도움을 받는데까지의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당사자와 가족 입장에서만 좋은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그 주위 사람들도  주위의 정신질환 환자를 보면 보다 빠르게 대처하고 병을 쉽게 찾아낼 수 있으며, 정신장애 당사자에 대한 이해도도 깊어질 것이다.

 

  물론 이런 교육을 시행한다고 해서 바로 당장 수확을 얻을 수는 없다. 하지만 성교육의 발전을 보면, 정신질환에 대한 인식 또한 교육을 통해 점점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신질환자는 미친 사람이 아니다. 그냥 아픈 사람일 뿐이다. 그들은 우리에게 숨죽여 외치고 있다. "우리도 당신들과 같은 사람이라고, 괴물이 아니라고." 이제 그들에게 귀를 기울여 보면 어떨까. 이 정서적 약자들과 함께 연대할 때, 사람들 사이의 협력을 가능하게 하는 사회적 자본이 크게 진일보할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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