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이 필요해
가족과 다 같이 식탁에 둘러앉아 밥을 먹고 싶었다. 식구들이 좋아하는 반찬 다 펼쳐놓고 도란도란 둘러앉아 오늘 하루는 어땠는지 묻고 귀 기울여 들어주고 그렇게 밥을 먹고 싶었다. 식탁이 그리웠다.
물론 함께할 가족이 없었다. 그런데 식탁도 없었다. 원룸에는 식탁을 둘 자리가 없었다. 식탁이 있었다면 적어도 지금보단 조금 여유롭게 밥을 먹을 수 있지 않았을까? 앉은뱅이 식탁은 오래 앉아있으면 엉덩이랑 허리가 아프다. 오래 앉아있지를 못한다. 그래서 소화가 되기도 전에 빨리 그릇을 치우곤 했다.
식탁을 둘 수 있는 거실이 딸린 투룸으로 이사를 가니 이제 동생과 함께 식탁에 둘러앉아 밥을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이왕이면 요즘 유행하는 모던 미드 센추리 스타일의 식탁이면 더 좋겠다. 앉은뱅이 식탁을 폈다 접었다 하지 않아도 된다니...
식탁에서 책도 읽고 글도 쓰고 음악도 들을 수 있으면 좋겠다. 차도 마시고 멍도 때리고. 그렇게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 풍요로워졌으면 좋겠다. 동생은 어떤 취미를 갖고 있으려나? 생각보다 동생에 대해 모르는 게 많다.
그래서 나는 이사하기로 결심했다. 막상 이사하면 각방에서 안 나오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