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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이 Aug 28. 2021

도시락

국제 학교는 학비만 비쌌던 게 아니었다. 급식도 비쌌다. 뷔페 아니면 피자, 햄버거, 핫도그 같은 패스트푸드 중 선택할 수 있었는데 뭘 먹어도 비쌌다. 간식이나 음료도 비쌌다. 급식 카드에 돈을 넣어 둔다는 건 돈이 묶인다는 이야기였고 그거라도 아껴야 했다. 엄마는 그렇게 내가 국제 학교에 다녔던 8년 동안 매일 아침 도시락을 싸주셨다.



도시락을 싸서 다녔던 친구들이 아예 없던 건 아니었다. 그런데 돈 때문만은 아니라고 생각했던 게 나는 간식을 먹고 싶어도 비싸서 참아야 했고 친구들은 그러지 않았다.


그래도 도시락 하나만큼은 부끄러워한 적 없다. 난 다행히도 알고 있었다. 그 도시락에는 엄마의 사랑도 담겨있다는걸. 요즘도 가끔 그 도시락이 그렇게 그립다.


아 딱 하나 부끄러웠던 건 꽤 오래 썼던 곰돌이 푸 도시락통이었다. 중학생 때까지는 그걸 썼던 거 같다. 그건 보온 도시락통이 아니어서 밥이 빨리 식기도 했다. 조르고 졸라서 도시락통을 바꿨던 기억이 난다.


매일 아침 엄마는 나보다 한 시간은 일찍 일어나 밥을 하시고 반찬을 만드셨다. 매일 다른 반찬으로 도시락을 채워주셨다. 참 대단하신 분이다. 나도 엄마 같은 엄마가 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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