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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이 Sep 01. 2021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


나는 금사빠다. 금방 사랑에 빠지는 사람. 그런 내가 싫었던 적도 있지만 금방 사랑에 빠지는 게 사실인데 어쩌겠나. 사랑이 많다.


짝사랑한 남자도 있었고 짧게 만났던 남자도 있었고 길게 만났던 남자도 있었고 결혼을 계획했던 남자도 있었고 바람난 남자도 있었다. 내가 계속 사랑을 하는 이유는  사람이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것보다  아름다운  없기 때문이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의 이쁜 부분을 보고  보는 . 조금 이쁘지 않은 부분도 이쁘게 보려는 . 뜨겁게 사랑하고  사랑하라는 말처럼 상처받고도 다시 찾아오는 인연에게 기꺼이 자리를 내어주는 . 사랑에는 용기가 필요하다.


단 하나 주의해야 할 게 있다면 스스로 채워지지 않는 무언가를 상대로부터 채우려고 하면 안 된다는 것. 채우려고 하면 안 된다기 보다 채워지지 않는다.


나도 그랬다. 나도 끊임없이 확인받으려고 했다. 그렇게 끊임없이 확인받는 게 또 연애의 묘미일 수도 있겠으나 무언가가 채워지지 않는다면 본인이 스스로를 사랑하고 아껴 줄줄 아는 사람인지부터 돌아봐야 할 것 같다. 스스로를 사랑하고 아껴 줄줄 아는 사람만이 사랑을 줄줄도 받을줄도 안다.


같은 의미로 스스로를 헤쳐가며 누군가를 만나면 안 된다는 것. 말했듯이 사랑에는 용기가 필요하다. 돌아설 줄도 알아야 한다. 그 사람 옆에 있는 나의 모습이, 함께하고 있는 우리의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말이다.


원 앤 온리가 있을까? 나는 없다고 생각한다. 운명을 믿지 않는다. 사랑은 만들어가는 거라고 생각한다. 서로가 이렇게 저렇게 알아가고 맞춰가며 어느새 내가 너인지 네가 나인지 뗄 수 없을 만큼 하나가 되어가는 것. 그 자체가 또 운명이라면 모를까. 그래서 매 순간 온 마음을 다해야 한다.


우리는 사랑으로 피고 지는 존재들이다. 사랑하고 또 사랑하자.


그러니 두 사람이 배를 탄다는 것은, 그것만으로 미어지게 그림이 되는 것
두 사람인 것은, 둘 외에는 중요하지 않으므로 두 사람이어야 하는 것은
두 사람이 오래 물가에 앉아 있다가 배를 탄다는 것은
멀리 떠나는 것에 대해 두 사람이 이야기해왔던 것은, 그리하여 두 사람이 포개져서 한 장의 냄새를 맡는 것은
- <두 사람> 이병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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