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남자가 두 번 연속으로 바람났다. 그때 나는 완전히 무너졌다. 원래도 자존감이 높지 않았는데 내 자존감은 바닥을 쳤다.
바람난 여자의 인스타와 페이스북을 뒤졌다. 나보다 이쁘고 매력적이었다. 나는 스스로를 탓했다. 정말 못생기고 볼품없다고. '내가 이 모양이라 그 사람이 바람이 났나? 난 왜 이 모양이지?' 하며 말이다. 그리고는 스스로를 탓하는 나에게 실망했다.
모두가 무서웠다. 그렇게 믿고 의지했던 사람도 내게 등을 돌렸는데 누굴 믿고 의지할 수 있었겠는가. 의기소침해져 있었다.
네 탓이 아니야.
누군가는 그렇게 말해줬다.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경멸과 증오로 가득 찬 날들을 보냈다. 악에 받쳐 소리를 막 질렀다. 연락해 지랄도 해봤다. 하지만 이미 벌어진 일. 지랄해도 바뀌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오르락내리락 하기를 반복했다. 서서히 지쳐갔다. 그렇게 잊히더라.
지금은 그런 사람을 더 오래 만나지 않았던 것에 감사하다. 그리고 다음번에 그렇게 길 가다 돌 맞는 일이 또 생긴다면 그때는 부디 스스로를 탓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실수는 그 사람이 한 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