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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이 Aug 30. 2021

정리는 어려워


이사하고 어제가 되어서야 정리를 완벽하게 마쳤다.


심란해 죽는 줄 알았다. 발에 채이는 물건들. 짐이 생각 보다 더 많더라. 사실 버릴 수 있는 건 다 버렸는데도 말이다. 그 와중에 또 뭐가 필요하다고 느꼈는데 필요 없어져서 환불받으러 가고 뭐가 필요 없을 거 같아서 안 샀는데 필요하다고 느껴져서 다시 사러 가고 정말이지 난리부르스를 떨었다.


이렇게 넣어보고 저렇게 넣어보고... 많은 물건들을 나름의 규칙을 만들어 정리하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그래도 쉽지 않았지만 불가능하지 않았다.


수건 옆에 해초 샐러드 봉지를 함께 놓을 필요가 없었고 다 읽은 책이나 당장 안 맬 것 같은 가방도 당근마켓에 내놓을 필요가 없었고 겨울 옷, 겨울 이불, 여름 옷, 여름 이불도 다 우리 집에 놓을 수 있었다.


집이 넓어져 그래도 옷은 옷끼리 가방은 가방끼리 잡동사니는 잡동사니끼리 전자제품은 전자제품끼리 즉석식품은 즉석식품끼리 책은 책끼리 그릇은 그릇끼리 놓을  어서 좋았다.


물론 그렇게 못한다고 큰일 나는 거 아니지만 확실한 건 삶의 질이 몇 배로 올랐다. 그렇게 바라던 식탁도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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