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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이 Dec 24. 2021

섹파에서 연인으로 2


우리는 그렇게 알다가도 모르겠는 사랑에 빠졌다. 왜 ‘알다가도 모르겠는’이라고 표현했냐면 오빠가 내 기준에 나쁜 새끼인지, 그렇다면 덜 나쁜 새끼가 된 건지 헷갈렸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가 물었다.


왜 나는 아니었어?


오빠는 ‘네가 알코올 중독어서라고 답했다. 생각지도   답변이었다. 그제야 이해가 갔다.    마시는  조건으로 내밀었는지.  죽고 싶다는   하는  조건으로 내밀었는지.


왜 마음이 바뀐거냐고 물었다. 오빠는 ‘네가 너무 좋아서’라고 답했다.


진짜 왜 바뀐거냐고 다그쳐 물었다. 오빠는 ‘네가 바뀌려고 해서’라고 답했다. 그랬다. 좋은 사람이었다. 날 위해 주는 사람은 좋은 사람이 맞다. 바뀌고 싶다. 바뀔 거다. 지켜낼 거다.


사랑은, 사람을 살아가게끔 한다.
- <언어의 온도> 이기주


우리는 섹파였다. 그런데 그건 더 이상 우리에게 중요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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