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너라서

매일 우리가 함께 보는 노을

by 초이


각자 좋아하는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물고 조잘조잘 시답지 않은 대화를 나누며 집으로 향한다. 그런 너와 나의 주위로 주황빛, 빨강빛, 때로는 핑크빛, 보랏빛 노을이 진다. 따뜻하게 지는 노을과 함께 우리는 하루를 마무리한다. 이런 게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아닐까?


500일을 만났다. 짧다면 짧지만 우리의 500일은 결코 짧지 않았다. 500일을 만나며 서로를 거진 매일 보는 연애를 했기 때문이다. 매일 보는 연애를 하다 보니 추억은 넘치다 못해 흘렀고 그 추억은 동네 구석구석 남아있다. 그리고 서로가 서로의 일상에 뿌리 깊이 자리했다. 서로가 서로의 일상에 뿌리 깊이 자리했다는 것은 배려와 양보로 인해 두 세계가 합쳐졌다는 것이다. 둘은 전혀 다른 세계 속에서 살던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서로를 향한 배려와 양보가 없다면 두 세계는 합쳐질 수 없다.


설렘과 두근거림에 시작한 관계가 서로가 서로여야 당연한 관계로 발전했다는 점이 신기하다. 우리는 결이 비슷하기도 하지만 평소에 대화를 정말 많이 하는 편이다. 그러다 보니 서로를 생각하고 이해하는 게 자연스럽다. 잘 싸우지도 않지만 싸우더라도 하루를 넘기지 않고 푸는 편이다. 무한한 사랑과 신뢰를 주는 사람. 항상 날 소중히 대해주는 사람. 진심으로 감사하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좋은 사람이라서 참 다행이다.


항상 좋을 수만은 없을 거다. 어렵고 힘든 순간도 있겠지. 하지만 어렵고 힘든 순간이 와도 우리는 서로에게 의지하며 별일도, 별일 아닌 듯 현명하게 잘 헤쳐나갈 것이다. 잠깐이라도 여유를 내 서로에게 괜찮은지 한 번쯤 물어보고 괜찮다고 한 번쯤 웃어줄 수 있길 바란다.


하루는 따뜻하게 지는 노을을 보며 그런 생각을 했다. 옆에 오빠 닮은 아들 하나, 나 닮은 딸 하나쯤 있어도 좋겠다고. 오빠는 또 정말 자상한 남편 그리고 아빠가 되어있겠지. 우리는 참 이쁠 거라고.


꿈같은 날들이다. 아무런 근심 없고 평화로운. 그렇게 우리는 내일의, 그리고 모레의 하늘 아래서도 서로를 가득 채우며 우리만의 색으로 물들어 가고 있겠지.


우리는 서로를 찾아내서 끌어당겨
같은 하늘 아래서 빛날 거라고
우리 둘은 그럴 거라 약속했잖아
아득히 먼 끝없는 베텔기우스
누군가에게 이어지는 마법
우리는 어깨를 나란히 하고 손을 맞잡고 앞을 나아가
힘들 때도 울지 않겠다고 맹세했잖아
아득히 먼 끝없는 베텔기우스
너에게도 보이겠지
나의 기도가
- <베텔기우스> 유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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