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너라서

내가 너에게 빠진 이유

by 초이


연애를 시작했을 때, 그때의 설렘과 두근거림 아직도 잊을 수 없다. 2년을 만났는데도 말이다.


우리는 같은 회사, 같은 부서에 있었다. 더 자세히 말하면 나는 선배 그리고 오빠는 후배였다. 지금 생각해 보면 인연은 인연인 게, 우리는 참 서로의 내면의 생각들과 감정들, 가치관에 관해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비슷한 내면의 생각들과 감정들, 가치관에 서로에게 점점 끌렸다. 하지만 서로가 서로에게 점점 끌린다는 걸 알면서도 회사, 부서 안에서의 수직적인 관계 속에서 마음을, 그런 이쁜 마음을 표현하지는 못했다. 대신 같은 동네라 같이 퇴근을 하고 밥을 먹기도 했다.


어느 날, 회식이 있었던 날, 오빠는 회식에 오지 않았고 나는 평소 2-3차까지 참여를 하는데 2-3차까지 참여를 안 하고 오빠한테 전화를 했다.


'왜 회식 안 왔어?'
'재미가 없을 것 같아 회식 안 갔습니다.'
'그럼 지금 뭐 해?'
'맥주 네 캔 사서 한강이나 한 번 가보려고요. 서울 와서 한 번도 안 가봐서요.'
'나도 가도 돼?'
'오실래요?'
'응, 갈게.'


그렇게 우리는 한강에 갔다. 지하철역에서 만났는데 걸으면서 손이 자꾸만 스치더라. 내가 용기를 내서 손을 잡았다. 둘 다 엄청 많이 긴장해서 별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 그냥 손을 잡고 걸었다. 그때 벽이 많이 무너졌던 것 같다. 후배가 아니라 남자로, 관심 있는 남자로 보였다.


늦여름 바람이 솔솔 부는 한강에서 돗자리를 빌려 맥주를 한 캔 마시며 솔직한 이야기를 나눴다. 돗자리가 작아서 둘이 딱 붙어서 이야기를 나눴다. 오빠도 내가 선배가 아니라, 여자로, 관심 있는 여자로 보인다고 했다. 오빠가 용기를 내서 다가와 짧은 뽀뽀를 했다.


그렇게 우리는 비밀 연애를 시작했다.


나는 네가 좋았어. 네가 세상을 대하는 태도가 좋았어.


따뜻한 온기가 담긴 오빠의 언어, 그 속에 담긴 단어와 어투 하나하나까지도 사랑했고 오빠의 말뿐 아니라 꾸밈없이 맑고 순수한 오빠의 행동을 사랑했다. 오빠가 보는 세상과 그 세상을 대하는 태도, 그 세상을 살아가는 방식을 사랑했다. 유연하고 부드러웠다.


저희는 밥을 먹으면서 친해졌는데요, 아마 앞으로도 평생 밥을 먹으면서 친하게 지내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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