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다른 식성을 가졌다. 나는 매운 음식을 잘 먹었지만 오빠는 먹지 못했다. 내가 참다 참다 도저히 못 참겠을 때 매운 음식을 먹자고 조르고 졸라서 같이 먹었다. 어느새 오빠는 오빠 기준 많이 먹다 보니 매운 음식을 조금 더 잘 먹고 나는 내 기준 적게 먹다 보니 매운 음식을 조금 더 못 먹게 되었다. 이제는 매운 음식을 먹자고 조르지 않는다. 다른 식성마저 맞춰졌다.
우리는 함께 밥을 먹으며 보고 싶었던 영상을 보기도 듣고 싶었던 음악을 듣기도 오늘 하루 있었던 일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우리는 함께 밥 먹으며 이야기 나눌 때가 제일 좋아하는 시간이라고 말한다. 소중하다. 서로를 궁금해해주고 보듬어주고 토닥여줄 수 있는 시간이 소중하다. 제일 좋아하는 시간이라고 말할 만큼.
끼니를 함께 한다는 건 마음을 나누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무엇을 먹을지를 정하는 것부터 집에서 요리를 하거나 음식점에 가서 배부르고 맛있게 먹는 것까지 아울러 그 자체가 마음을 나누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오빠랑 나도 밥을 먹으며 정이 들었는데 그런 정은 보글보글 끓는 찌개처럼 깊고 진하다.
무엇을 먹을지를 정하는 것도 거의 매일 밥을 같이 먹다 보니 어제 육류를 먹었으면 오늘은 육류가 안 당기고 어제 해산물류를 먹었으면 오늘은 해산물류가 안 당기고 어제 양식을 먹었으면 오늘은 양식이 안 당기고 어제 중식을 먹었으면 오늘은 중식이 안 당긴다. 사실 적어도 3일 정도는 안 당기니까 먹고 싶은 것도, 먹고 싶지 않은 것도 비슷하다.
아끼는 마음도 보이고 위하는 마음도 보인다. 자리를 빼주고 수저를 놔주고 물을 따라주고 부족한 밥과 반찬은 더 먹으라고 덜어준다. 이제는 내가 맛있게 먹을 때보다 오빠가 맛있게 먹을 때 더 든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