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너라서

결혼을 결심하고 2

by 초이


내가 오해를 했다. 부모님은 반대하시려는 게 전혀 아니었다. 직업도 대단한 회사, 대단한 연봉을 바라는 게 아니었다고 하셨다. 부모님은 그저 우리가 독립적인 그리고 안정적인 삶을 살 수 있기를 바랐다고 하셨다. 결혼을 전제로 연애를 하는 걸 허락해 주셨다.


오빠가 새로운 일을 찾고 있고 찾는데 어차피 오래 걸리지 않을 텐데 그마저도 기다리지 못하고 내가 너무 급하게 진행하려 했다. 앞뒤도 안 보고 급하게 진행하려 했던 것이다. 나는 그런 경향이 있다. 무언가를 빨리 해치우지 못하면 안달 나는 경향. 하지만 우리를 낳아주시고 길러주신 부모님이 우리를 걱정과 우려의 눈으로 보지 않고 진정 축복해 줄 수 있을 때 비로소 우리가 행복한 결혼 생활을 시작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래서 우리는 천천히 가기로 했다.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는데 내가 급하게 진행하려 했던 것이 미래에 대한 고민이 많을 오빠에게 부담 아닌 부담을 줬을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나는 아직 철이 덜 들었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좀 성숙했다면, 사려 깊었다면 모두가 덜 힘들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우리는 마음껏 즐기기로 했다. 연애를 하든 결혼을 하든 오빠랑 할 거니까. 둘 중 뭐든 그렇게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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