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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희수 Sep 18. 2022

지혜의 원천

세계적인 설교가 무디(D. L Moody)가 설교 전에 기도를 하고 있었다. 

눈을 뜨고 보니, 쪽지가 하나 올라왔다. 광고인가 하고 보았더니, '바보'라고 쓰인 쪽지였다. 무디가 청중을 향해 이렇게 말했다. “누가 제게 광고를 전달하셨군요. 그런데 이상하게 ‘내용’은 없고, ‘이름’만 써있네요!”     



지혜란 무엇인가? 

지혜로운 사람이라는 말을 들으면 똑똑한 사람이라는 말보다 왠지 더 칭찬을 받은 느낌이 든다. 어릴 때 학교에서 ‘똑똑한 어린이’라고 하지 않고 ‘지혜로운 어린이’, 혹은 ‘슬기로운 어린이’로 자라라고 가르쳤다. 


지혜는 머리가 좋은 것이 아니라 세상을 살아가면서 상황판단을 잘하고 도리에 맞게 행동하는 것이다. 

똑똑하지만 웃어른을 공경하지 않는 사람은 지혜롭지 못하다고 한다. 머리는 좋지만 한 곳에 매달려서 전체를 보지 못하는 사람은 지혜롭지 못하다고 한다. 공부는 잘했던 사람이 쉽게 사기꾼에게 넘어가는 경우를 본다.


지혜의 사전적 의미는 ‘사물의 이치를 빨리 깨닫고 사물을 정확하게 처리하는 정신적 능력’이다. 어떤 일이 닥칠 때, 당황하지 않고 올바른 해결책을 도출하는 사람은 지혜로운 사람이다. 자신의 장점과 단점을 정확히 파악해서 강화해야 할 것과 보완해야 할 것, 그리고 한계를 아는 사람은 지혜롭다. 나설 때와 잠잠히 있을 때를 아는 사람은 지혜롭다. 자신이 잘난 것을 떠벌리느라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보고 있는지 모르는 사람은 지혜롭지 못하다. 


지혜는 한마디로 세상을 살아나가는 데에 따르는 의사결정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어떤 상황에서는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 이런 사람은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를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나이를 들수록 지혜가 늘어간다.남남자는 30세, 여자는 25세 정도는 되어야 전두엽의 성장이 마무리되고 세상을 살아나가는 지혜의 기반이 어느 정도 갖추어진다고 한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나이가 들수록 경험과 노력을 통해 점점 지혜가 늘어간다. 

하지만 모든 사람은 자신의 지혜가 완성되는 것을 못 보고 세상을 떠난다. 그래서 평생 계속해서 실수하고 반성하고 또, 실수하면서 살아간다. 미완성 인생 고향곡을 남긴다.     


수많은 고전과 책들이 궁극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것은 다름 아닌 지혜이다. 

그중에 최고의 베스트셀러를 계속해서 갱신하고 있는 성경이 우선 떠오른다. 

성경에도 물론 지혜에 관한 본문이 많이 있다. 그런데, 모든 지혜에 관한 본문을 한 구절로 나타낸 표현이 있다. 

‘하나님을 경외함이 지혜의 근본(Fear of the Lord is the foundation of wisdom)’  이 구절은 성경에서도 특히, 지혜서(智慧書)라고 불리는 잠언(Proverbs)에 있는 표현이다. 

비기독교인들은 이 말에서 ‘하나님’에 대해 거부감이 있을수 있다. 그런 분들은 하나님을 ‘절대적인 것’으로 바꾸어 읽는 것도 좋을 것이다.


이 말을 깊이 생각하면 위에 나열한 지혜에 관한 모든 말이 다 들어있음을 알 수 있다. 경외(敬畏)한다는 것은 공경하면서 두려워한다는 것이다. 절대적인 것을 잘 아는 사람이 하는 행동이다.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는 겸손한 사람이 그렇게 할 수 있다. 

절대적인 것이 나와 함께한다는 것을 알기에 어떤 어려운 상황이 닥쳐도 당황하지 않는다. 잘 나가는 상황에서도 그것의 은혜(혹은 주어진 운)임을 알기에 교만하지 않는다. 나의 필요를 정확히 아는 그것이 채워줄 것을 믿기에 사기꾼의 감언이설(甘言利說)에 속지 않는다.

내가 나를 이끌면 인간의 한계 그대로이지만, 우주를 운행하는 절대적인 것이 나를 이끌면 다른 삶이 된다. 

만일 그 절대적인 것을 믿기로 했다면 곧 나의 정체성이 180도 변하고 나의 지혜는 그것의 지혜가 된다. 

문제는 내가 해결하기보다 문제 출제자에게 묻는 게 가장 현명할 것이다.


미국의 자동차 왕 헨리 포드(Henry Ford)와 당시에 전기 분야의 전문가였던 스타인 맥스(Stein Max)와 있었던 일화 한 토막이다. 

스타인 맥스는 미시간주 디워드 포드에 있는 헨리 포드의 첫 번째 공장에 큰 발전기를 설치했는데, 어느 날 이 발전기가 고장났다. 그래서 공장 가동이 중단되게 되었다. 많은 전공들과 수리공들을 불러서 고치려고 했지만 고칠 수가 없었다. 그동안에 엄청난 손해를 보게 되었다. 그들은 결국 스타인 맥스를 불렀다. 그는 도착하자 여기저기를 살폈다. 그리고 힘들이지 않고 일하는 것 같았는데 마침내 스위치를 올리자 곧바로 공장이 가동되었다. 며칠 후에 헨리 포드는 스타인 맥스로부터 1만 달러의 수리 청구서를 받게 되었다(현재 가치로 한화 약 2억 원). 포드가 대단히 부자이지만 대충 몇 군데 두드려 보고 고친 수리비가 너무 비싸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렇게 메모를 붙여서 돌려보냈다. ‘이 청구서의 금액은 당신이 몇 시간 모터를 두드리면서 고친 금액에 비해 너무 비싼 것이 아닙니까?’ 

스타인 맥스로부터 이렇게 답장이 왔다. ‘모터를 두드리며 일한 임금이 10달러, 어디를 두드려야 할지를 알아낸 것이 9,990달러, 합계 1만 달러!’ 물론 포드는 그 금액을 다 지불했다. 




발전기의 설계자인 스타인 맥스가 포드 공장의 고장이 무엇인지 잘 알듯이 인생의 문제가 어떤 것인지 정확히 아는 존재가 있다면 세상의 설계자일 것이다.

그리고 우리 인생의 모든 문제를 알고 고칠 것이다.

성경에는 한 마리 참새도 그 설계자의 허락 없이는 땅에 떨어지지 못한다고 했다. 그 설계자는 들판에 있는 이름모를 야생화도 손수 옷을 입힌다고 했다.

우리에 관한 모든 것을 알고, 우리도 깨닫기 힘든 무의식까지 잘 아는 그설계자를 의지하고 따르는 것이 지혜라고 한다. 사람들보다 그 설계자 앞에 떳떳한 것이 진정 지혜라고 한다. 


아브라함 링컨은 “나는 어려울 때마다 무릎 꿇고 기도한다. 그러면 신기하게도 내가 알지 못했던 지혜가 떠오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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