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 신은 어른을 본 건 처음이라
걸음을 걸을 때마다 반짝이는 불빛이 나오는 신발을 아시는 분이 계십니까? 아이들이 신는 신발인데 제가 어릴 때는 그리 흔하지는 않았습니다. 걸을 때 삑삑거리는 소리가 나는 신발은 많았지만 불빛이 들어오는 신발은 조금 뒤에 등장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 신발을 못 신어서 그런지 초등학교 고학년까지 그 신발을 신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엄마에게 초등학교 1-2학년까지 그 신발을 사달라고 졸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하지만 엄마는 아기들이나 신는 것이라며 사주시지 않았죠. 고학년이 되면서 당연히 불이 나는 신발에 대한 미련은 사라졌습니다.
그렇게 갖고 싶었던 마음은 잊고 지내다가 가끔 아이들이 신은 모습을 볼 때면 그저 귀여워서 빙그레 웃음을 짓곤 했습니다. 그러다가 오늘 불빛이 반짝이는 신발을 신고 있는 어른을 봤습니다. 신발 전체에 불빛이 들어온 것은 아니고 악세사리처럼 살짝 장식이 된 느낌이었습니다. 검색해 보니 아이들용으로 나왔겠지만 신발이라면 장식으로 달 수 있는 제품이 있었습니다.
늦었지만 그 불빛 조각을 달아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어른도 발랄하게 불나오는 신발을 신을 수 있는 거 아닐까요? 오히려 지루한 일상에 형형색색 빛나는 빛 한 조각이 필요한 것은 어른들인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