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중반, 나에게 말을 걸다. 더 옅어지기 전에.
어느 덧 서른 중반이 되었네요.
참 신기합니다.
부모님 집을 가 보면, 그리고 내가 다녔던 초등학교 근처를 가보면,
어린 시절의 내가 느꼈던 감정들이 새록새록 올라옵니다.
익숙하면서도 그립고, 낯선 그 감정들이 올라오더라구요.
지나가다 문득 문득 유리에 비추는 내 모습은,
서른 중반의 배 나온 아저씨가 되었는데 말이죠.
그리고 옆에는 나를 닮은 듯, 아내를 닮은 듯한 아이가 있구요.
서른 중반이 된 지금,
하루 하루가 참 바쁘게 지나갑니다.
새벽 4시 30분에 일어나, 편도 한 시간 반의 거리를 출근합니다.
AI도 발전하고, 능력 있는 젊은이들이 많은 요즘
내가 회사에서 쓸모 없는 존재가 될까봐 전전긍긍하며 하루를 보냅니다.
다시 한 시간 반 걸려 집에 가면,
나를 웃으며 반겨주는 아내와 아이들을 만납니다.
새벽에 일어났고, 눈치 보며 분주한 하루를 보내고, 다시 한 시간 반을 걸려 집에 와서
눈꺼풀이 천근만근이지만
놀아달라는 우리 아들들의 귀여운 투정에 마지막 남은 힘을 보태 놀아주기도 합니다.
겨우 샤워할 힘만 조금 남겨 놓고.
어느덧 서른 중반이 되니, 체력이 예전 같지 않은데
출퇴근도 멀고, 하루가 바쁘니 운동할 시간도 체력도 없습니다.
배는 계속 나오고, 체력은 나날이 떨어지니
새벽부터 가는 출근길은 그저 "버티기"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난 뭘 하고 싶었지?' 라는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습니다.
남편으로 사는 것
아빠로 사는 것
회사의 구성원으로 사는 것
타인을 위한 어떤 존재 말고,
'나를 위해, 난 뭘 하고 싶었지?' 라는 생각이 자꾸 맴돕니다.
마치 게임 속에서 주인공에게 할 말이 있는 NPC처럼.
이 말풍선이 나를 자꾸 따라다니네요.
출근하고 계시나요?
아니면 살기 어려운 요즘, 구직 중이신가요?
당신은 어떤 꿈을 다시 찾고 있나요?
더 옅어지기 전에, 나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