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앞둔 사람들이 한결같이 하는 말이 있다고 한다. 충분히 사랑하지 않은 것, 충분히 휴식을 취하지 않은 것, 너무 많이 걱정하고 산 것, 너무 일만 하고 산 것, 너무 미래를 걱정하느라 현재의 행복을 느끼지 못한 것 등이다.
자신의 삶을 살아야 하는데 살지 못했다는 이야기다. 자신의 감정으로, 자신의 생각으로 살아야 하는데 좋다고 하는 것으로, 해야만 하는 것으로 자신의 시간을 채우다 보니 죽음을 앞둔 시점에는 회한이 남는 것이다. 하고 싶은 일이 뭔지도 모르고, 좋은 사람을 알아보지도 못하고 소중한 사람을 소중하게 대하지 못했다는 말이다.
꼭 죽음을 앞두고 있지 않더라도, 나 역시 그동안 살아왔던 삶의 궤적이 보이고, 앞으로 또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해 생각이 많아진다. 그동안 걱정이 너무 많았다. 아직 생기지도 않은 일에 매몰되어 감정 소모를 많이 하고 애를 너무 많이 끓고 살았다. 시간이 해결해주는 일이라고 아무리 말해도 혹시 하는 마음에 그동안 마음을 많이 끓고 살았다. 한시도 마음 편한 날 없이 항상 걱정만 달고 있었다. 그러느라 얼굴 표정은 경직되고 주름은 깊어졌다. 어깨는 더 굽어졌고, 소화 불량은 항상 달고 살았다.
몸을 살리려고 운동을 하고 이약 저약 먹다보니 깨달은 게 있다. 몸을 살리려면 마음을 먼저 살려야 하고, 마음을 살리려면 생각을 바꿔야 한다는 것을 말이다.
어느새 눈을 들어 하늘을 보니 꽃은 활짝 피어있고, 사람들의 미소는 찬란했다. 내 생각과 고민에 빠져 꽃이 피는 것도 즐길새가 없었고, 옆에 있는 사람이 좋은 사람이란 것도 모르고 지나쳤나 보다.
오늘은 남은 날의 가장 젊은 날이라고 하지 않던가. 몸을 가꾸고 표정을 가꾸고 싶어졌다. 아무리 한들 연예인처럼 되지는 않겠지만, 안하는 것보다는 나을 것이고 내일 하는 것보다는 나을 것이다.
내가 이 세상에 와서 무엇을 하고 가야하는지를 생각해 본다. 30여년 넘게 하는 일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보게 되고, 하루 하루의 시간을 내가 소중하게 여기는 일들로 가득 채우려면 또 어떤 마음을 먹어야 하는지도 다시 생각해본다. .또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좀 더 좋은 표정과 말투로 대하고 싶기도 하다. 오늘 하루를 아름다운 것으로 채우고 싶다.
삶이 정원이라면 거기에 있는 오래된 풀들과 죽은 꽃과 나무들을 잘 거둬낸 후 남은 꽃과 나무의 거름이 되게 하고 싶다. 아무리 안좋았던 일이라도 없던 것으로 치부하지 않고 거기에서 의미를 발견하고 나아가고 싶기 때문이다. 도처에 불행과 불운, 아름과 상처가 있더라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복할 수 있다는 낙관주의적 자세를 견지하며 오늘을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