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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경 Dec 18. 2023

뿌리를 깊게 내려야겠다

시골 라이프 적어보기

보성 시골집에는 오순도순 자기네들끼리 잘 지내는 밭이 하나 있다. 일 년 내내 농사가 끝나는 일이 없다. 아주 추운 겨울 잠깐을 제외하고는 뭐가 그리 좋은지 작은 땅에서 열심히도 자라난다. 쉬는 동안 시골에 잠깐 내려가 농사일을 도우면서 느낀 점을 짧게 적어 보려 한다.


농사는 인생과 아주 비슷하더라. 뿌리가 아주 깊게 내린 잡초들이 땅 가까이 붙어 오래오래 버티고 살아간다. 뽑아도 뽑아도 다시 자라나 있다. 잡초를 뽑고 있는데 할아버지가 멀리서 외치셨다.


“뿌리 고것들이 한 놈만 남겨달라고 아주 발버둥을 칠 거야. 아주 한 놈만. 근디 그 한 놈 남겨주면 다시 다 자라난다. 아주 다 뽑아버려야혀”  


짧은 외침에 아주 많은 생각이 들었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뿌리를 깊게 내려야겠다. 아주 끈질기게 버텨내야겠다. 내 인생도 아주 망할 것처럼 희망 한 줄기 없는 상황에도 아주 작은 뿌리 하나라도 버티고 버텨내면 다시 자라낼 수 있기에. 절대 죽지 말자는 다짐이 섰다.


동시에 내 마음에 누군가를 미워하는 마음, 부정적인 마음들이 쓸데없이 자라나기 시작하면, 아주 작은 뿌리까지도 모두 뽑아내어 다시는 미운마음이 생기지 않도록 할 것이다.


삶은 잡초를 뽑는 여정이다. 더 좋은 마음이 자라날 수 있도록 더 열심히 풀을 메고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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