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변과 주

양자적 난세

by 김간목

때를 놓친 단풍이

초겨울

눈이 부시게 피어있다

이미 한철 다 팔았단 남들이 불그죽죽 진 때에

늑장을 부리다 그만

종막의 주인공셨군

수많은 주인공들이 며칠 간격으로 들고 나는

환절기

기온은 이미 빙점 언저리

어제는 비가 온 날씨

흐끄무레하여 눈이 올 것만 같은 오전

지상엔 지푸라기 위로 이미 한가득

하이야니 이삭인지 꽃인지가 서릿발 같은

가운데 어린 사슴 하나,

자동차 소리에 껑충거리며 달아났다

이 모든 촌극

박수라도 치려는 듯, 숨 죽이고 지켜보는 청야

알고 있다, 때를 놓친 저마다의 가을들이

엇박으로 흐드러진 게 우리들의

짧은 천추

그 덧없음이 슬프다는 박수 소리

그것이 점차로 낮아지는 흐끄무레한 하늘

아래 소리 없이 웅성거리는 그,

요란함이 앙상하기까지 한 시대에

그 사이를 우연처럼 튀어오른

너도 추위에 강하고

나도 추위에 강하다

그럼 이야기는 여기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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