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그 해 겨울 사무실 좁다란 창문으로 첫눈이 함박눈이 펑펑 내리는 걸 버스 타고 오시는 당신께 기뻐하며 알리던 나는 서부에서 온지가 얼마 안 되어 많은 눈을 10년 만에 처음 본 연유로 함박눈이 펑펑 오는 것을 당신께 호들갑을 떨며 알린 뒤엔 당신 시큰둥할 반응을 염려했으나 도리어 동부 토박이 당신께선 그 전 해엔 첫눈이 더욱 많이 왔으므로 나다니기에 번거로웠으나 예쁘기는 무척이나 예뻤다고 이내 맘을 달래어주시며 사진까지 보내준 그 카톡이 나는 어쩐지 웃는 것처럼 느껴져 마음이 무척 놓이고 또 설레이었는데, 당신 타신 버스가 터널을 지나오던 2년 전 그 해의 오늘 즈음에 잠깐 사이 펑펑 내리던 눈이 거짓말처럼 멎어버리며 설경을 보여줄 수 없게 된 것이 못내 아쉬웠던 나는 이윽고 그보단 당신 오시는 길이 한결 수월할 것을 떠올리며 무척이나 다행으로 여기었습니다.
2년 전 그 겨울의 오늘 즈음엔 눈이 빠르게 그치어 그 어떤 눈이 오는 나라로 우리는 가지 못했으며 또한 2년의 길고 어두운 세월이 이제 지나 오늘에 와서도 우리가 서로 또 어디로도 함께 가지 못하게 된 것은 어쩌면 당신이 버스 타고 오시는 일 역시도 마찬가지로 더는 없게 되고야 만 때문입니다.
오늘은 좁다랗기가 똑같은 사무실 창문으로
싸락눈이 끊길 듯이 옵니다.
첫눈이란 보통 금새 멎는 것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