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로 가는 엘리베이터

우크라이나에 바침

by 김간목

우리들은 이러나 저러나

하늘에 밥솥을 걸어두었다

나는 그렇게 배웠다


이것을 우리는 이승이라 하자

똥밭이 많은 곳

똥밭에 물이 흐르는 곳

흐른 물이 똥밭이 되는 곳


한 때는 북미 대륙을 버팔로가 다 뒤덮었다고 한다

그 똥은 다 어디로 갔을까

온 지구가 다 수세식이 된 수백 년 동안

프리츠 하버가 공기 중에서 똥을 만들어내는 동안

그리고 내가 잠자코 밥을 먹는 동안

밥솥은 어쩌면 지상에 내려와 있던 걸까

그래서 보이지 않는 걸까


동쪽에서 출발해서 서쪽으로 가는 하루를

먹으면서 싸는 은하수와

굴러다니는 이승, 그리고

비가 내리는데도 불구하고

밥솥이 보이지 않는 밤


밤하늘이 모두 격자가 되고

지상의 모든 격자엔 불이 들어와도

우리들은 막을 수 없었다

그 많던 이승은 다 어디로 갔을까

세상에 순리라는 게 있기나 한가

밥솥은 정말 아직 하늘에 걸려 있을까


한 때는 별 많은 밤하늘이 길잡이가 되고

코리올리 선생님이 먼 바다에서 방향을 알려주던 때가 있었다

심지어 한 때는 위도와 경도 그리고

나침반이 우리의 밥줄이었던 때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럴 시간이 많지 않아서

우크라이나가 고통 받는다


밤하늘에 걸려 있다는 밥솥이여

네가 보이지 않아 소망한다

지상에 온통 쏟아져 다오

비를 억수로 내려 라스푸티차를 만들어 다오

똥밭에 굴러다니는 게 이승이라면

돈바스로 가는 모든 길도 진창이 되어야 하는 게 아니냐


그게 아니라면 데려가 다오

코리올리 선생님의 팔이 무섭겠지만

(나는 그렇게 배웠다)

하늘로 가는 엘리베이터를 허락해 다오

무서운 팔들의 휘두름을 피해

그리고 우크라이나를 피해

우크라이나 사람들을 데려가 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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