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수상작 모음집들을 볼 때, 거의 매년, 대상보다 정작 끝에서 2~3 번째로 실린 수록작들이 훨씬 더 마음에 든다.
그런가 하면, 한 번은 어느 문학상 시 부문이 통째로 다 맘에 안 들어서 빨간 펜으로 모든 수록작들을 전부 난도질한 뒤, 이 책은 이제 온전히 쓰레기가 되었다는 생각에 쓰레기통에 버려버린 일도 있었다.
그런가 하면, 예전 문학3에는 문재가 넘치는 사람들이 종종 있었다. 그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오늘은 송승환 시인의 브런치가 있다는 것 또한 알게 되었다. 그의 마지막 글은 2019년인즉, 2년의 간극도 나를 아득케 하는 것이다.
그러면 나는 국어 시험에서 출제자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해 고생했던 중등교육 시절을 떠올리고는, 겸손해지려 애를 쓴다. 이것은 나의 오만이다.
그런가 하면, 오늘은 김채원의 "겨울의 환"이 지난 수능에 나왔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이것은 나의 순수한 기쁨. 나의 글이 계속 작아져도 좋을 이유, 그리고
등대의 불빛이 외롭지 않을 이유. 물론 그것이,
연안을 표류처럼 착각하는 하루의 밤이라더라도
내 뱃속을 다 내놓아도 충분히 좋을 이유.
부끄러움과 오만은 갑판에서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