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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간목 Jan 01. 2022

백색 속으로

벽, 블라인드, 창틀, 그리고

하늘이 같은 색이라 머릿속도

나를 텅 하니 비워두고 쿠션에 앉아

하얀 겨울이 되었다


나는 눈삽을 사두고 식은 차를 홀짝이는 기다림이다

눈이 오지 않는 오후의 뉘우침, 짧음,

그리고 시슬레의 그림에서 들어내고 만 눈이다


창문을 열면 톡 하고 하얗게 얼어붙을 것 같다

눈이 없는 광경 속 길을 가는

시슬레, 당신의 새카만 행인이 나는 되고 싶지만

뉴욕엔 당신 눈 그림이 없다


행주, 건조대, 헤드폰, 피아노가 점점 더 하얀

천장과 벽과, 흐린 하늘의 오후,

나는 책상과 침대시트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다


나는 창문을 열어야겠다

쿠션도 하얀 색이었더라면

이 글 안에서 올 겨울은 톡 하고 하얗게 

부러질 수도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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