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변과 주

밤의 출항식

by 김간목

창 밖으로의 비상계단과 전깃줄은

잿빛 속의 돛대

바람이 불지 않는


라고, 창문 안쪽의 심해,

바람이 불지 않는

데비 존스의 락커에서 나는 쓴다


돛대와 나

둘 사이에 돌려서 여는 창문 하나

나의 비상구에서 나는 쓴다


바람이 없는 해역을 떠도는

나는 플라잉 더치맨

마주치는 모든 것이 항구라면

마주치지 않는다


플라잉 더치맨의 시간이 온다

검은 물, 감기듯 차오르면

창에 켜지는 하나와,

불빛에 흔들리는 돛대


떠도는 악령이란 본디

습관을 떠나지 못하는 생물

그래서 돛을 미리 접어놨다던가?

검은 물 속에 비가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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