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력이 있었고, 이제 없다
이지아, "이렇게나 뽀송해"를 읽고
시집을 덮으면 머릿속이 달그락거린다
시집은 손 안에서 울린다
사물
종이는 겹겹이 두꺼워지고
진동은 어쩐지 배로 오고
나는 사이다를 딴다
그러게 중력은 잊어버리라니까는, 이라고
폭발하며 사이다가 야루었다
걸레질에 맞춰, 머릿속은 흔들거리고
뱃속에선 밥알들이 달그락거리고
사이다는 점점 말이 없어지는데...
나는 어떻게? 라고 자꾸만 묻는다
사이다도 나도 행주도 축 늘어져
해는 지고, 아무것도 마르지 않는 저녁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더라
아, 어떻게? 라고 묻고 있었지
오늘도 서사를 쓰고 말았다
그래도 시집이 뽀송해서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