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간목 Jan 17. 2023

모범시민

지하철은 빨간 글씨로 내게

문에 기대지 마시라 한다

비척대는 지하철에, 나는 기대지 않고

잠자코 같이 비척댄다


기대지 마시란 문이 부서질 듯 열리면

이제는 헤어질 시간이다

빨간 글씨와 지하철 문 닫히고

닫힌 문이 비척대며 떠나면

나도 맡은 바, 비척대며 승강장을 떠난다


몇 분 후, 떨리는 다리로 나는 내 방 앞에 선다

방문을 여는 이것은 어쩜 이렇게

교과서적인 중심이동인가

내가 방문에, 방문이 내게, 우리가 서로를

기대어 연다


안듯이 우리들 닫히는 소리가

옆집에 들릴까봐서

나는 모로, 닫힌 문에 기댄다

조용히, 들릴까 조용히,

닫아놓은 뚜껑이 흘러내리면

떨리는 것은 다리 뿐

앉았어도 떨리는 다리 뿐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 공허한 증명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