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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간목 Feb 23. 2023

0.7의 겨울과 0.7의 봄

터널로 들어가는 길은 비에 젖어 있습니다

어제는 눈이 왔습니다

겨울은 마지막 추위를 흩날리고 있었습니다

이내에는 그 자리에 꽃잎이 날리겠습니다

꽃 피는 봄이 오면,

이내에는 무더운 계절이 오겠습니다

저는 그것도, 그리고 내주의 영하도

어쩐지 불분명하게 기다립니다

그러나 터널로 들어가는 이들은 그에 앞서, 터널의 끝을 기다릴 것입니다


겨우내 캐리비안에서 비가 올라오던 올해,

뉴욕에는 눈이 그닥 오지 않았습니다

혹여나 꽃이 이미 겨울비에 져 버린 것은 아닌지,

기다리던 봄은 이미 매일에 뒤섞여있는 것이 아닌지,

아무래도 루즈벨트 아일랜드에 확인차 저는 가 봐야 쓰겠습니다

내년에는 다를까, 꼽아보면서

겨울의 지나간 신체들을 저는 기다립니다

다들 그렇지 않습니까?

우리는 대체로 하잘 것 없는 영원을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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