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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통은 나의 카르마인가

by 김간목

안녕 Sam Gendel 아저씨

오랜만이야

오늘 아침에도 들었지만


발을 헛딛는 날이면 나는 당신이 필요해

그래서 오랜만이야

오늘 아침에도 들었지만


당신 색소폰 소리는 그거 같아

하려던 말이 막힌

맥주 3병에 취한 나이 든 사람


쪼리를 신고 조거 팬츠에

트레이닝 저지까지 같은 색인 사람은

머리를 길렀어, 나이도 들었지


비가 오면 Union Station을 떠올려

예배 의자에서 비를 피하는 사람들을

기차 시간 기다리며 의자에서 자는 사람들을


당신은 콘서트를 잘 하지 않지만

기차역에서 19년에 공연을 했지

아무도 멈춰서지 않았지


먹어서 아픈 배를 부여잡고

나는 당신 19년에 멈춰서지

그럼 영상 속 행인들도 멈춰서지


많이 먹은 배는 아프고

먹지 않았던 배도 아팠고

그래, 복통 너도 오랜만이야


오늘 아침에도 아팠지만

샘 아저씨, 당신 소리도 아프다 한다

어쩜 나이도 들지 않는 소리가


오랜만이야 떠든 게

때려치려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

때려치려는, 나이 든 사람이 많이 떠들었지


샘 아저씨, 당신은 왜 색소폰을 잡고 있지

당신 색소폰은 왜 소리가 나지

왜 행인들은 멈춰 서는 거지


오늘의 카르마는

아침에 들었던 것, 그리고

비, 복통, 수다, 맥주


하려던 말이 막힌

먹으려던 나이가 막힌

추레한 위장이 막힌


나는 깊은 밤

자전거를 타네

오랜만이야, 오늘 아침에도 탔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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