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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간목 Nov 06. 2021

위그드라실 아래서 신곡을

머리를 자르면

머리가 2개 돋는 그건 히드라

우로보로스는 사실

도 하나

두 번 잘라 동강이 나도

 물고 놓아주 않아

N, S극은 불가분

우로보로스는 하나


영구기관이 좋겠어

먹은 만큼 자라는 몸통

그런 신화

편리하고 두려운 기적

그래서 세상에 없는 물건들로 우린

언약을 묶어두지

베르길의 것은 베르길에게

약은 약사에게 그러니

이 문을 들어서는 자, 모든 엔트로피를 버려라


나는 한 나무 아래에서 길을 잃었네...

일어나세요 세리여

놓치지 않을 거예요

일곱 개의 벽에 귀를 대면

웅성웅성

속닥속닥

뚱뚱한 꼬리가 물렸다는군

우리가 남이가 

내 귀에 존슨 노이즈가 있다

볼륨을 높여요 자유도의

메트릭은 신축성도 니까


12개의 줄기가 모이는 열한 시 오십 오분,

새벽 여신의 라그나로크야

내 이름을 말해봐라

쿠오 바디스?

어디로 가십니까 머리여

그대가 없는 곳으로 갑니다 꼬리여

전진하라

욕의 끝으로

개평을 돌려막는 낙원

디스크를 관통하는 번갯불 그리고

까마귀 부리에 걸린 뼈마디들의 강변!

난 지금입니다

(아이, 안 그러셔도 되는데)


두 번 잘라 동강이 나도

머리 2개 나질 않아

히끅대우로보로스 머리엔

재갈이 물려 있

전진하는 제자리

잃기만 하는 영원 속 그리고

자라나는 평행우주와

2차선 다리 위

오후의 하르마게돈


도돌이표 비수처럼 꽂히는 가슴이 부풀어

아픈 우로보로스의 오늘

시지프는 엘리베이터 보이

닭장 속에는 나팔이

바벨탑 꼭대기 사우론

황금 시대의 호캉스 입주하려는 천사들에게

발키리들 빽샷을 날리는

세례 없는 그 곳,

미드가르드에서 사랑을 외치다

이제와 같이 처음과 영원히


히끅대는 몸통, N극도 S극도 아닌 우리와

신화가 되는 역사

그리고 역사가 되는 신화

자르고 잘라도 우로보로스는

머리가 나질 않아

파편들이 꾸는 꿈

자르고 잘라도 우로보로스는

머리도 꼬리도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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