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이랑 등이랑
색이 같은 밤이다
달님 계신 우주는 밤이면 춥다는데
새하얀 오늘 달은 아랫쪽 반이라
토끼님 찧는 떡이 굳으면 어쩌나
월계수에 불이라도 걸어놓고 하시지
새카만 초겨울
체온 없는 밤이다
맞은 편 다리 위 철로를 기차가
덜커덩 지나가며 강 위에 달빛처럼
흩뿌리는 도심, 새하얀 소원들이
찧고 있는 키보드가 차가우면 어쩌나
코끝도 손끝도
모도 시린 강이다
아득한 다리 위를 건너는 한 사람의
눈높이에 철조망, 휘어지는 격자 위
잠가놓은 소원들, 쇠로 된 발자취
차가운 달빛 받아 별빛처럼 흩뿌린
하나, 둘, 셋, 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