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에 사람들에게 한없이 베푸는 친구가 있다.
아무리 바빠도 누군가 힘들어 보이면 먼저 다가가 말을 건네고,
자기를 희생하며 조용히 도와준다.
그 모습을 보고 ‘참 따뜻한 사람이구나’ 하고 생각하던 어느 날,
동료가 툭 내뱉는다.
“자기를 희생하면서까지 그러는 거, 솔직히 좀 부담돼. 이해도 안 되고.”
오, 생각이 다르구나.
누군가는 그런 사람을 보며 착한 바보라고 부른다.
심지어는 다른 사람에게 부담을 준다고 상대를 탓한다.
신기하게도,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은 정작 누군가에게 뭘 베푸는 일이 거의 없다.
“악한 자는 착한 사람의 선함을 바보라 부른다.
왜냐하면 그 선함이 불편하기 때문이다.”
-존 밀턴
모두의 입맛에 맞추기는 어렵다.
착하게 살아도 욕을 먹는다.
솔직하지 못하고 착한 척한다고 하고,
속은 다를 거라고 말한다.
그런 말들은 어쩌면
자신은 그렇게 살지 못하는 데서 오는 불편함의 표현일지도 모른다.
남을 깎아내림으로써
자기 안의 결핍을 위로받고 싶은 마음 아닐까.
“자신이 하지 못하는 것을 하는 사람을 비난하는 건
가장 흔한 자기 방어다.”
-알프레드 아들러
이런 장면들을 보고 있자니,
결국엔 나대로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만약 세상에 베풀 줄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면,
세상은 훨씬 더 거칠고 삭막할 거다.
자기 몫을 조금씩 나누는 사람들 덕분에
우리는 따뜻한 하루를 보낸다.
물론, 따뜻함도 때와 마음을 살피며 흘러야 한다.
누군가 원하지 않는 것을 억지로 주는 일은
또 다른 방식의 부담이 되기도 하니까.
그러니 따뜻함에도 지혜가 필요하다.
한 사람의 선의가 오해받지 않고,
그 따뜻함이 오래도록 이어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