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기분이 좋았다.
민생지원금으로 바이올린 학원비를 결제하고,
그만큼 아낄 수 있었던 돈으로 책을 몇 권 샀다.
한 권에 2만 원이 넘는 책을
크게 고민하지 않고 살 수 있다는 게,
왠지 모르게 참 감사했다.
그런 일상의 감정을 짧게 스레드에 남겼다.
오늘 아침, 그 글에 댓글이 달렸다.
“민생쿠폰으로 책을 사면 불법 아닌가요?”
“그런 용도로 쓰는 건 문제 있어 보이네요.”
판단이 섞인 말들,
해석이 더해진 문장들.
처음 겪는 일이었다.
눈 뜨자마자 부정적인 반응을 마주하니
기분이 묘하게 가라앉았다.
아무 의도 없이 가볍게 쓴 글이었는데
다른 사람에게는 그렇지 않았던 모양이다.
잠깐 머리가 복잡했다.
괜히 썼나 싶기도 하고,
내가 뭘 잘못했나 생각도 들었다.
“아무도 당신을 욕하지 않는다면,
당신은 아무 영향도 미치고 있지 않다는 뜻일 수 있다.”
-리키 저베이스
그리고 또 하나.
“당신이 영향력이 없을 땐, 아무도 당신을 신경 쓰지 않는다.
그런데 영향력을 가지면, 모든 말에 반응이 따라온다.”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
내가 쓴 글이
누군가의 생각을 불편하게 했고,
누군가는 그 글을 해석했다.
그 순간 나는 깨달았다.
이건 그냥 지나가는 글이 아니었다는 걸.
작은 글 하나에도
생각이 붙고, 의견이 붙는다는 건
말에 힘이 생겼다는 의미다.
그게 곧 책임이고,
영향력이라는 무게다.
댓글이 달리는 글,
해석이 따라붙는 문장.
그건 누군가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건드렸다는 증거다.
물론 완벽한 글은 없다.
모두가 좋아하는 글도 없다.
하지만 생각하게 하는 글은 있다.
좋든 싫든, 반응을 끌어낸 글은
이미 살아 있는 글이다.
이제는 오히려 이렇게 생각한다.
‘나의 말이, 누군가의 감정을 움직였구나.’
그 사실 하나로
내 마음은 다시 단단해진다.
말의 무게를 알게 된 하루.
그리고 그 무게를
조금은 기쁘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된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