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에서 유를 만들 때 희열을 느낀다.
캠핑에 가서 젓가락이 없으면, 아무 나뭇가지를 주워다 쓴다.
여행길에 캐리어가 오지 않은 적도 있었는데, 그 순간조차 ‘어떻게 살아남을까?’ 하며 괜히 신이 났다.
결혼 2년 차 신혼부부.
부모님의 큰 도움 없이, 0에서 시작했다고 해도 무방하다.
둘이 함께 아파트 마련 계획을 세우며, 곧 이루어질 것 같은 희망에 진심으로 행복해진다.
문득 깨닫는다.
내가 ‘0’이었기에, 지금의 이 기쁨을 더 크게 느낄 수 있다는 걸.
나는 무에서 유를 만들고, 차곡차곡 쌓아가며 성취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다.
올해는 1월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글을 쓰고 있다.
차일피일 미루던 전자책도 드디어 시작했다.
어제 새벽, 첫 장을 쓰는 순간 가슴이 두근거렸다.
모든 게 쉽게 주어지는 삶보다,
한 걸음씩 걸으며 얻는 행복이 훨씬 크다는 걸 안다.
그래서 지금의 이 시간들이,
이 부족한 환경들이,
오히려 내겐 행운처럼 느껴진다.
“가장 위대한 기쁨은, 불가능해 보였던 일을 이루었을 때 찾아온다.”
– 월터 배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