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서점에서 산 책 세 권 중 한 권을 읽기 시작했다.
남편은 코를 골고, 나는 거실에서 스탠드를 켰다.
스탠드 불빛보다 내 눈빛이 더 빛났다.
혼자 펜과 노트에 이것저것 적으며 새벽 한 시까지 읽었다.
작년에는 98권, 올해는 지금까지 70권 정도 읽었는데도
최근 이렇게 내 경험과 딱 들어맞는 책을 발견한 건 처음이다.
삼키듯 읽었다.
다음 날, 평소 늦잠을 자는 내가
아침에 눈도 빨리 뜬다.
남편을 붙잡고 흥분하며 말했다.
“어제 그 책 있잖아. 샬라샬라!”
다시 침을 삼키고, 처음부터 정독한다.
나는 한 번 읽은 책은 또 안 읽는다.
그런데 이 책은 하루가 지나지 않았음에도
눈 뜨자마자 다시 읽고 있는 내가 신기했다.
사람마다 인생책은 다르다.
책 추천을 받아도, 누군가에게 맞지 않을 수 있다.
모두에게 인생책은
지금, 이 순간 내 경험과 맞닿는 시점에서
재밌게 읽히는 책 아닐까.
책이 어떠하든,
오랜만에 이런 감정을 준 것만으로도
참 감사했다.
“책은 만나야 할 때 우리를 찾아온다.”
-파울로 코엘료
사람을 만날 때도 여운이 남듯, 책도 그렇다.
신나서 친구에게 추천했지만, 친구는 믿지 않았다.
우리가 원하는 목표의 대부분은 책 속 방법에 나와 있다.
그럼에도 실천하는 사람과 믿지 않는 사람으로 나뉜다.
그래서 모두가 원하는 길로 가지 못한다.
방법이 제시되어 있어도
의심하거나, 꾸준하지 않으면 목표에 도착할 수 없다.
실행과 꾸준함만 있다면, 어디든 갈 수 있다.
글은 나를 원하는 곳으로 데려다준다.
책을 읽자.
그리고 글을 쓰자.
글의 조각들이
원하는 장소로 나를 이끌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