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84를 보다가
러닝을 하던 내 모습이 떠올랐다.
장시간 달리고 나면
체력이 바닥나는 순간이 온다.
그때면 말을 걸어주는 사람에게
조금 더 친절하고 싶어도
그럴 여유조차 남아 있지 않다.
그런 나를 보며 알게 됐다.
다정함은 마음먹는다고 생기는 게 아니라
버틸 수 있는 체력에서 나온다는 걸.
마음에 여유가 있을 때
우리는 타인에게
한 번 더 웃을 수 있다.
혼자 달릴 때는
늘 나 자신과의 싸움이다.
숨이 차고, 다리가 무거워질수록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함께 올라온다.
그런데 옆에 함께 달리는 사람이
한두 명만 있어도
신기하게도 고통이 나뉜다.
힘듦은 줄고,
조금 더 가볼 수 있을 것 같은
기운이 생긴다.
인생도 비슷하다.
혼자 가기보다
누군가와 함께 걸어갈 때
내가 짊어진 짐은
생각보다 가벼워진다.
마라톤 대회에서
응원하는 사람들 덕분에
다시 발을 내딛게 되듯
우리의 삶도 그런 순간들로
계속 이어진다.
마라톤은 인생과 참 닮아 있다.
완주가 목표인지,
속도가 목표인지도 다 다르다.
달리는 동안
계속 삶이 떠올랐다.
그래도 나는 달린다.
걸을 수 있고,
다시 움직일 수 있으니까.
멈추지 않을 생각이다.
주변 사람들과 함께,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앞으로도 계속 가고 싶다.
끝까지 가는 사람은
빠른 사람이 아니라
멈추지 않는 사람이라는 말을
요즘은 조금 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