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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안으로

혼자 뛰다 숨 넘어감

by 행북

여러 명이서 러닝을 했다.

나는 출발부터 늦장 부렸다.


뒤로 갈수록

간격이 점점 벌어지는 게 보였다.

조금 더 힘내서 뛰었다.


“늦게 뛸수록 더 세게 달려야 한다.”


출발이 늦으니

내 발이 바빠지고, 숨이 찼다.


생각해 보니

그동안은 모두 함께 달렸었다.

같이 뛸 때는

힘든 줄 몰랐다.


누군가와 이야기하며 달리고,

옆 사람이 뛰니까

나도 모르게 그 속도에 맞춰 몸이 움직였다.


오늘은

뒤처져 혼자 뛰기 시작하니,

가깝게 느껴졌던 거리가

멀게만 느껴졌다.


마음이 조급해졌다.


“동행이 있다면

무게는 나눠지고, 길은 가벼워진다.”


그동안은 동행이 있어서

내 다리의 무게가 나눠졌던 거였다.


앞서 달려가는 사람들의 뒷모습을 보며

쫓아가려 하니 발이 무거워졌다.


그래서 생각했다.

“내 페이스대로 가야겠다.”


10km를 뛰려고 했지만,

오늘은 7km만 뛰었다.


러닝을 하면서

세 가지를 느꼈다.


1. 시작을 미루면, 나중엔 더 세게 달려야 한다는 것.

2. 함께 달릴 때, 내 무게가 덜어진다는 것.

3. 앞서가는 사람들과 비교하지 말고, 내 속도대로 가야 한다는 것.


삶도 마라톤과 닮아있다.


글쓰기도 혼자보다는

함께하는 이웃들과 나누고 싶다.


나만의 속도로,

쉬지 않고

조금씩, 꾸준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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