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만, 이 길 맞나?

by 행북

태어나자마자 숲으로 갔다.

길을 걸었다.


서른여섯 해 남짓, 계속 걸었다.

쉬기도 하고, 달리기도 했다.


그 사이, 길 위에서 친구들을 만나고

사랑하는 사람도 만났다.


함께 걷다가

어느 지점부터는 각자의 길을 가게 됐다.

속도도 다르고,

방향도 달랐다.


가끔 길은 순탄치 않았다.

가파른 오르막도 있었고,

비바람도 만나야 했다.


어둠을 지나오고 나서야

나무 사이로 비치는 햇빛이 나를 향했다.


나는

지도를 펴볼 생각도 없이

그저 앞만 보고 걸었다.


태어나자마자 숲이었기에,

걸어야만 하는 줄 알았다.

그게 삶인 줄 알았다.


이제야

숨을 고르며

지도를 펴본다.


“과거를 들여다보는 건 후회를 위함이 아니라

지도를 그리기 위함이다.”



지금 나는

내가 걸어온 길이 어떤 길이었는지 바라보고 있다.

앞으로 어떤 길을 갈지,

그려보고 있다.


예전에는

이정표를 보지 않았다면,


이제는

지도를 보고

내가 원하는 길을 찾아가 보려 한다.


“지금 서 있는 곳에서 어디로든 갈 수 있다.

중요한 건 멈추어 그것을 바라보는 일이다.”

-에크하르트 톨레


방향을 모를 때는

잠시 멈춰도 괜찮다.


지도를 펴보자.

그리고

어떤 지도를 그리고 싶은지,

스스로에게 묻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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