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영원하지 않다
나는 약대를 들어가는 순간부터 약사가 되는 게 싫었었다. 화학 공부만 빼고 나머지는 다 하기 싫었다. 뭔가 다른 걸 하고 싶었다. 연극부에 가서 연극을 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러다가 약대를 졸업 못 할까 봐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렇게 4 년 내내 투털 거리며 무사히 졸업은 하고 약사 시험도 붙었다.
졸업 후 부산의 준 종합 병원의 약국에서 근무를 하는 것도 재미가 없었다. 아무 생각 없이 영어로 된 타임지나 사서 몇 줄 읽다가 말다가 그냥 그렇게 세월을 보내다가 미국 약사 면허를 따는 정보를 접하게 되었다. 그렇다!! 미국에 가자. 그 당시의 한국은 나에게 어떤 희망도 없는 앞으로 너무 뻔하게 그저 그렇게 살아갈 모습만 보이는 인생이었다.
결혼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간 나는 6년에 걸쳐 두 아이의 엄마가 되고, 미국 약사가 되었다. 미국의 약사일은 별 반 다른 게 없었다. 하지만 영어구사나 미국 약국 시스템을 새로 배우기 위해 주어지는 챌린지가 재미있었고, 나를 더 열심히 하게 만들었다. 그렇게 약사로 11년을 일 한 나는 이제 그 일들이 쉬워졌고 더 이상 배울 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다른 일을 하고 싶어 고민하기 시작했다.
소설을 쓰고 싶다고 생각했다. 아니면 나만의 사업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뭐든 지금과는 다른 가슴 뛰는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두 사람이 버는 수입에 맞춰 큰 집으로 이사한 우리는 한쪽 만의 수업으로 살기에는 너무나 빠듯했다. 그러면 일 년만 쉬면서 글을 써 보는 건 어떨까? 제대로 글을 쓰는 거에 대해 배워 본 적도 없는 이과 출신인 내가 글을 쓰기 위해 직장을 그만두고 집에 있는다고 하면 그래라 하고 선뜻 동조해 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평소 깨작깨작 써 놓았던 글들은 있지만 뭐 하나 끝 낸 거라고는 어느 온라이 사이트에 올린 연애 소설 하나 달랑. (물론 애들 키우고 풀타임으로 일하면서 글들을 쓸 시간은 충분하지 않았다) 그런 내가 글을 쓴다고 집에 있는 건 사치인 것 같았다.
유치원 때부터 강아지를 사달라고 그렇게 보채는 딸에게 낮에 집에 아무도 없다는 이유로 강아지를 사주지 못하고 강아지 인형만 사주고 있었지만 그 인형들은 진짜 강아지를 대체할 수 없었다. 그래 저래 더더욱 강아지도 키우면서 집에서 할 일을 찾아보고 싶었다. 아이들은 사춘기로 접어들면서 더더욱 가족 간의 대화는 줄어들고 있었다.
오션 시티라는 해변가에 놀러를 간 김에 타로 리딩을 했다. 내가 약사인데 다른 일을 해 보고 싶다 어떤 일을 하면 좋을까라고 물어보았다. 헬스케어를 한다고 했다.
띵!!! 그러니까 내가 약사라고 이미 헬스케어 일 한다고.. 그러니 다른 일을 하면 뭐가 좋겠냐고 다시 물어도 헬스케어 라고 한다…. 의의가 없어 투덜거리며 그곳을 나서며 실력이 없다고 투덜거렸다. 하지만 나중에 내 회사의 이름에 헬스케어 가 들어가고 보니 그 사람은 미래를 보는 사람이었다.
그렇게 고민하면서 세월을 보내던 중이었다. 나의 그 당시 애마, BMW, Z4를 STAPLES 에몰고 가서 뭔가를 사고 나오는 길이었다. 누군가가 나에게 말했다 “I was wondering who drives that car (그 차의 주인이 눈군지 궁금했었어요)” 돌아보니 흑인 아저씨였다. 내차는 바디가 하얀색에 안에는 온통 빨간 가죽으로 뒤덮여 있어서 누가 봐도 예쁘다고 하는 차였다. 컨버터블 뚜껑을 열고 있어서 그날 더더욱 아름다웠다. 나는 그분에게 약간의 미소를 보이고 그 자리를 떠나려고 했다. 그가 다시 말했다. “Are you a writer? (너 글 쓰는 사람이니?)” 나는 다시 그 사람을 돌아보았다. 나는 Writer 가 되고 싶은 사람이었기에 그 말에 귀가 쫑긋 했다. 그가 다시 말했다. 나보고 어떤 글을 쓰냐고 그가 물었다. 나는 작가가 아니라고 하지만 글을 써 보고는 싶다고 말했다. 그가 다시 말했다. “남들이 볼 때 너는 지금 좋은 집에 좋은 차 모든 것을 가지고 있는 것 같지만 너는 이제부터 시작이야”라고.. 그 말이 그의 대한 내 호기심을 자극했다. ‘이 사람 무얼 알고 이런 소리를 하지? 무얼 하는 사람이지?’
그는 비숍이라고 했다. 나는 그에게 사실 지금 하는 일을 그만두고 다른 일을 하고 싶어 일 년째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많은 이야기들( 기억이 나지 않는다) 하고 끝으로 그가 말했다. 그게 뭐든 하라고.. “너는 마음만 먹으면 뭐든 잘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그 말이 내 머리를 꽝 하고 치면서 자신감을 주었다. 그 말은 늘 우리 엄마가 나한테 하는 말이었다. 너는 마음만 먹으면 다 잘하더라. 사실 나는 걱정이 많아 마음먹기가 힘들어 그렇지 마음먹으면 죽기 살기로 꼭 해 낸다.. 그게 미국에서 약사 면허를 딴 일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영어로 말하는 시험을 통과하지 못해 다시 학교를 가거나, 중도에 포기해야만 했었다.
그렇게 아주 우연 아닌 우연으로 나는 자신감을 회복했고 내가 생각 한 대로 직장을 그만두고 사업을 차렸다. 일 년 동안 돈을 아껴 3 만불을 모아놓고 우선 1 년 동안 열심히 해보기로 했다. 여차 하면 다시 약사로 취직하면 된다. 어머니 날에 이쁜 미니쳐 슈나우저도 샀다. 이제 강아지를 키우며 집에서 일할 사업을 찾았다.
The Alchemist (연금술사) Novel by Paulo Coelho를 보면 소년이 자신의 꿈을 찾아 길을 떠난다. 소년이 길을 가는 중, 그의 길을 인도하는 한 사람을 만나는 장면이 있다. 나도 이 분을 나의 그런 귀인이라고 부르겠다. 인생의 길을 걷다 보면 나의 인생의 포인트를 정하게 도움을 주는 사람을 만나게 된다. 그냥 길을 가다 우연히 만나는 사람 일수도 있고 그냥 알게 된 친 하지 않은 사람일 수도 있다. 당신이 어떤 일을 꼭 해야겠다고 염원하며 그 길을 향해 한 발자국만 내밀면 그분이 와서 나머지 한쪽을 밀어준다. 나는 그게 하나님이 하시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미 내 마음에 다 결정을 했지만 두려움에 시작을 못하고 그냥 이대로 있어도 별 탈은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나에게 홀연히 나타나 나를 밀어주었던 그분은 하나님이 내게 보내신 귀인이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