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흔들렸다
요즘 내 마음이 평온하지 않다.
생각보다 깊은 파도가 밀려온다.
누구에게도 쉽게 꺼내기 어려운 감정. 입을 열면 쏟아져 나올 것 같은 그 감정.
그래서 나는 말하지 않았다.
나는 화가 나면 말하지 않는 사람이다.
내가 터뜨린 말이 독이 될까 두려워서
내가 내뱉은 말이 되돌릴 수 없는 상처가 될까 두려워서…
나는 말 대신 침묵을 삼킨다.
그런 나를 보고 누군가는 말한다.
“너 지금 무서워… 차라리 화를 내.”
맞다. 어쩌면 지금의 나는 무서울 수도 있다.
말없이 삼키는 이 화, 억눌러진 이 분노가 내 안에서 무겁게 소용돌이치니까.
나는 평소, 남에게 피해 주지 않고, 피해받기도 싫은 사람이다.
그래서 웬만하면 참았다. 내 몫이라 여기고 넘겼다.
하지만 오늘만큼은 내 안의 분노와 마주하고 싶다.
왜냐면 나도 사람이고, 나도 무너질 때가 있고, 나도 그냥 울고 싶을 때가 있으니까.
잠깐 나를 내려놓는다.
분노가 쓸고 지나간 자리를 들여다본다.
화가 나도 세상은 달라지지 않는다.
말을 삼켜도 상황은 바뀌지 않는다.
그래서 오늘은 나를 탓하지 않기로 한다.
내가 느끼는 이 감정도 내 일부니까.
흐르는 강물처럼, 언젠가 이 거센 마음도 조용히 흘러갈 거라고 믿어본다.
화가 나도 괜찮다. 울컥해도 괜찮다.
나는 그런 하루를 살아낸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