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면접
“ 두 개 말씀해 달라고 했는데 총 세 가지 말씀하셨네요?”
(‘에? 제가요??’)
질문이 뭐였더라...
너무 긴장한 나머지..그리고 총 3시간이 넘는
대기시간으로 인해
우황청심원의 효력이 흔적도 없이 날아가버린 뒤라
정신이 멍~하다.
안돼! 정신 바짝 차렷!!
“자~ 그럼, 학교 운영위원회의 설명과 하는 일에 대해 아시는 대로 말씀해보세요“
오홍~ 요건 다행히 아는 문제다!
그리고 3번과 4번 질문까지 마쳤으나...
100만 번을 넘게 외워 툭! 치면 팍! 튀어나오던
내 정성과 노력들은
사라졌다.
내 뇌와 입에서.
흔적도 없이!
(어디갔냐..크헙)
면접을 어찌어찌 끝내고나와 떨리는 내 왼손을
오른손으로 붙잡고
고개를 푹~ 숙인 채 땅과의 눈맞춤....
이거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장면인뎁.
처음 공무원 면접 볼 때도 이모양 이꼴로 땅만 하염없이 바라봤던 기억이 난다.
어쨌든 오후 12시에 시작했던 면접은 오후 4시가 넘어서야 끝났고
그날 밤 나는 편안하게 쉬었..다
는 개뿔!!

첫 번째 질문이 도대체 뭐였을까? 왜 그리
입이 자동발생적으로 나불거렸을까나...
밤새 이불킥으로 밤을 지새웠더랬다.
<면접 꿀팁???>알려드립니다.
(질문은 비록 생각 안나지만서도 어찌됐든 합격했으니 뭐...일단 꿀팁이라 적어봅니다 ㅋㅋ)
1. 면접 강의를 들어야될까?
필기 점수가 우수한 수험생도 면접에서 떨어진다는 소문이 자자했다. 위안 삼아 공부하다 지치면 보는 교육행정직 유튜버도 무려 면접에서 두 번이나 떨어졌다는 걸 안 나는..
잠시 망설였다.
면접 강의를 들을까?
서울까지 가서 3일 특훈을 받는 사람들도 많다던데..
여러 번 생각하다 그냥 면접 기출문제집을 사서 혼자 준비하기로 했다. (넘 비싸고 서울까지 가서 1대1 코칭을 받을 정도로 내가 말을 못하진 않을거같고..)
그리고 ..
나는 내 필기점수를 모른다.
물론! 확인가능했지만 확인하지 않았다.
(다 때려칠 요량으로 필기시험 다음 날 책을 싸그리
모아 버렸더랬다)
어차피 면접을 보러 갈 마당에
점수가 낮다면 의기소침해질 것이요, 점수가 높아도 면접준비를 열심히 할 예정인데
멘탈 무너지지 않게 끝까지 필기점수 확인하지 않고 그냥 무작정 부딪혀 보기로 했다.
이 책에서 나온 기출문제 위주로 AI와 협공하여 면접용 스크립트를 짜고 연습에 돌입했다.
뇌와 입을 면접자 모드로 변경하는 과정은..
하~~..괴로웠다.
내가 언제
그랬습니다! 이랬습니다! 다, 나, 까 문체를 썼단 말인가
초딩딸이랑 유치한 어투로 매일 말싸움 하기도 바쁜데..
일주일 정도는 죽도록 외우고 또 입에 붙지 않으면 고치고 다듬고를 반복해야 조금 면접자 모드로 바뀌는 듯 했다.
근데..이 놈의 무료 AI는 지가 써놓고 또 고치란다.
에효~(너 무료라고 막 나가냣!)
AI에 넘 의지하지 마세요 기본 뼈대는 본인이 작성하고 매끄럽게 또는 살을 살짝 붙이는 정도만
도움 받으시길 바랍니다.
2. 복장
면접일은 2025. 7. 31.
더워도 너무 더웠다. 반팔 정장? 치마 정장?
날 더운데 긴팔 정장이 웬말이냣!!!
하겠지만 쪄 죽을망정 긴팔 정장으로 준비하시길 바란다.
(요즘은 며칠 대여도 가능하더라구요)
확실히 긴팔 정장이 단정해보인다.
면접 마지막에 면접관님께서 나를 머리부터 발끝까지
쓰~윽 훑는 걸보고 복장체크는 확실히 하는구나를
느꼈다.
여름용 긴팔 정장으로 급하게 샀다.
‘쉬즈미스’에서 기본 정장(20만원 대)으로 구입하고 소매까지 (1만 5천원 )수선비 물어가며 깔끔하게 줄였다.
치마는 도~저히 안될 것 같아 그냥 바지 정장으로 샀고 신발장에 고이 모셔놨던 소리 안나는
발편한 구두도 꺼냈다.
(면접 대기 시간이 엄청 길 수 있으니 편한 신발 챙겨가세요. 순서가 장애인 분들 먼저 들어가시고 일반인 분들은 뒤로 밀립니다. 짐은 가지고 있다가 면접관님들 만나기 바로 전에 두고 들어가니 커다란 백팩이나 가방으로 준비해서 면접 관련 암기용 서류며 물, 음료수 등등 챙겨가시길.
일단 면접장에 들어가면 핸드폰 거둬가고 문도 폐쇄해서 들어갔던 문으로는 절대 나올 수 없습니다. 면접 끝낸 후 반대편 방향으로 나오며 화장실 창문마저 녹색 테이프로 막아놔서 정신이 혼미해 질 수 있음주의!)
3. 보톡스 등은 하지 마시길!
쬐~~~끔이라도 젊어보이고 이뽀보이것다고 스킨 보톡스? 라는 걸 맞았더랬다
그것도 면접 딱! 일주일 전에~~(주사 50방 넘게 맞은 듯)
안움직인다 내 얼굴이!
웃는데 일그러진다 내 얼굴이!!
일주일 전에 맞았지만 개인차가 있어 자리 잡는데 더 걸릴 수도 있단다.
더 걸렸다.
면접 마치고 사흘 뒤,
내 얼굴은 최고의 미모 절정기에 이르렀다. 이런 젠장!
4. 면접관님들은 우리를 합격시켜 주실려고 계신 분들이다
.
.
라고 누가 그랬냐!!!
다들 온화한 표정으로 앉아계신다며!!!
수험생도 힘들겠지만 면접관님들도 힘들다는 걸 알고 있으면 좋을듯 하다.
면접 진행후 1시간이 조금 지나니 면접관님들 휴식시간이라며 10분 후에 재개라고 하더라.
그 분들도 그 꽉 막힌 곳에 들어앉아계시니 답답하고 힘드실만도..
나는 1조 17번!! (19번까지 있었음)
무려 3시간 만에 면접을 보러 들어간거다.
남자 세 분이 나란히 앉아 계셨고 눈은 충혈되어 있었으며 손으로 가리긴 했지만
하품을 하고 계셨다.
물론!
웃는 얼굴과 인자한 모습은 전무!!
내가 한 답변을 잘 듣긴 들으셨나? 할 정도로 면접관님들의 집중력은 흩뜨러져 보였다.
갑자기 나도 기운이 쫘~악 빠졌지만서도
그래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완전 씩씩하게 마무리 멘트까지 날리고 나왔다.(비록 첫번 째 질문은 아직까지 생각이 안나지만)
피 말리는 2주가 지나고 최종합격 통보를 받기 전까지
제가...숨을 제대로 쉬긴 했을까요?
쉬었으니깐 지금 이렇게 글을 쓰고 있겠지요? ㅋㅋㅋ
합격하고 제가 제일 먼저 한 일은?
축하? 외식? 아닙니다~~ ㅋㅋㅋ
피 뽑으러 병원갔죠~~(공무원 채용 신체검사)
합격자서류 제출기한 맞출라고 아주 발에 땀나게 뛰댕겼습니다.
그동안 얼마나 마음을 졸였던지
저혈압인 제가 고혈압 의심 수치가 나올 정도였으니 말 다했죠 뭐.
그리곤.. 친구들과 무작정 제주도로 떠났습니다.
같이 공직생활을 했던 내 친구들은 본인들 일처럼 팔짝팔짝 뛰며 축하해줬고
면접 본 얘기를 뒤늦게 알려줬다며 서운해하면서도 바로 휴가를 내서
가슴 벅찬 제 행복을 같이 만끽해 줬습니다.
그 날의 제주도 바람과 햇빛과 공기를...
저는 아마 평생 잊지 못할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