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그저 누워있다가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다가
건물을 뚫고 저 먼 하늘을 투시하다가
바람을 가르며 날아보기도 여행하는 새들을 훔쳐보기도
구름 구름 하나 둘 셋
그들 사이에 비집고 들어가
세상 사람들 사는 모양을 내려보다가
우리 집 어디 있을까 궁금하여 손가락으로 헤아려보기도
나른 나른 낮잠이 솔솔
하늘 꼭대기 평화롭더라
곁에 있는 건 바람과 구름과 햇살과
가끔 지나가는 새와 그를 흉내 낸 비행기밖에 없으니
다른 다른 생각은커녕
눈 꼭 감고 몸 둥둥 띄워
내가 사랑하는 너와 손잡고 영원히
먼지 한 톨 없는 이곳에서 노래 부르며 살고 싶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