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잖아 오늘은
나무에서 떨어지는 꽃잎을 잡았어
떨리는 기대감으로 손을 폈을 땐
이미 사라지고 없더라
네가 나타난 거라 믿었던
그 한순간의 마음을 부정했어
너라면 정말 너였다면
그렇게 쉽게 없어졌을까
어떻게 하면 다시 볼 수 있을까
매일 나무 곁에 앉아 바람이 불길 기도했어
수많은 꽃잎이 떨어졌지만
내게 온 건 아무것도 없었어
마음이 부서지는 속도가 왜 이리도 빠른지
날카로운 조각들로 가득 찬 하루
흩날리는 미운 꽃잎만 바라보다가
달력만 한 장 두 장 넘겼어
있잖아 오늘은
나무에서 떨어지는 마지막 꽃잎을 잡았어
꼭 쥔 손가락 사이로 너의 향기가 났어
떨리는 두려움으로 손을 폈을 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