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사람, 사랑하는 종목

by 주작가

나는 내 배우자를 사랑한다.

분명히 사랑한다.

하지만, 매일 똑같이 사랑하는 건 아니다.


어떤 날은 얼굴도 보기 싫다.

왜 저런 말을 할까, 왜 저런 행동을 할까,

내 마음과 안 맞고, 내 기준과 안 맞고,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다 문득, 그 사람이 혼자 있는 걸 보거나,

아무 말 없이 식탁을 정리하는 모습을 보면

내가 너무 예민했구나 싶고,

또 어떤 날은 세상 누구보다도 좋고 고맙다.


가끔은 아무 감정도 없다.

공기처럼, 배경처럼, 그냥 ‘함께 있는 사람’.

그런데 안 보이면 괜히 허전하고,

보고 싶고, 손이라도 잡고 싶어진다.


사랑은,

한 사람을 향해 있지만, 그 마음은 천변만화다.


나는 주식도 그렇다고 생각한다.


어떤 종목을 너무 좋아서 매수했다.

그 기업을 공부했고, 전망을 봤고, 신뢰했다.

그래서 내 포트폴리오 안에 들였다.


그런데 주가가 급등할 땐 누구보다 사랑스럽다.

‘역시 내가 알아봤지’ 하며 흐뭇해한다.


그러다 며칠, 몇 달 지지부진하면

답답해지고, 화가 나고,

‘얘는 왜 이렇게 말을 안 듣지?’ 싶은 마음이 든다.


다른 종목들이 오르기 시작하면

괜히 얘만 더 미워 보인다.

질투인지 비교인지 모를 감정이

내 사랑을 흐트러뜨린다.


그러다 또 어느 날,

작은 뉴스 하나에 오르기 시작하면

다시 좋아진다.

‘그래, 얘가 나랑 맞지’ 싶고,

내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고 안도한다.


그런데 중요한 건 이거다.

나는 그 종목을 아직도 들고 있다는 것.

좋을 때도, 나쁠 때도, 미울 때도,

결국 나는 함께하고 있다는 것.


사랑도, 투자도

감정은 흔들려도 마음은 남는다.

변화하는 나를 견디는 건,

결국 놓지 않는 나의 선택이다.


사랑은 항상 같지 않다.
그렇다고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투자도 마찬가지다. 오늘 마음이 다른 건,
그만큼 내가 여전히 지켜보고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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