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코로나는 존재하지만, 대부분의 국가들이 위드 코로나를 선포한 이후, 예전보다는 상황이 많이 나아진 듯 보인다. 손님들이 없어서 텅텅 비었던 비행기는 옛말이 되었고, 지금은 비행기의 상당수가 만석일 정도로 항공업계는 매우 바쁘다.
작년 이맘때 즈음만 하더라도, 비행기를 타는 손님들은 거의 대부분 직장, 사업, 학업 등 필수적인 일들로 인한 이동 정도였는데, 이제는 그동안 가지 못했던 해외여행이나 휴가를 가는 손님들을 많이 보게 된다.
인천행 비행기의 빈자리도 찾아보기 힘들다. 요즘 인천행은 거의 매일이 만석이다. 긴 오프라도 받으면 한국에 잠깐 다녀올까 싶다가도, 비행기 로드를 확인해 보고는 금방 마음을 접는다.
비행 중에 다른 나라 크루들에게 들은 바에 의하면, 로마나 파리로 가는 한국인 단체 관광객 손님들과 몰디브로 신혼여행을 가는 손님들을 많이 봤다고 하던데... 아무래도 단체관광의 붐이 다시 돌아온듯싶다.
본격적인 여름휴가 시즌의 시작과 엔데믹 분위기로 미뤄왔던 여행을 가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어가는 탓에 비행기 티켓 가격은 연일 고공행진임에도 사람들의 수요는 줄지 않고 있다. 간만의 호재에 항공사들은 행복해할 것 같지만, 사실 마냥 그렇지 만도 않다. 뉴스에 많이 나왔다시피 전 세계의 모든 항공사들이 인력난으로 고생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년간 우리 항공사도 인력 부족으로 고생을 했고, 이를 보충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그간 코로나로 인해 세계 여러 나라에서 발이 묶여 있던 크루들을 빠르게 도하로 불러오고, 구조조정으로 인하여 회사를 떠나야 했던 이들 중 복직을 원하는 사람들의 복직을 돕고, 신입사원 채용을 통해 새로운 직원을 늘려나갔다.
하지만 이 또한 쉽지만은 않았던 것이, 각자 나라의 입국 제한으로 카타르로 돌아올 수 없었거나, 구조조정을 당했던 사람들의 경우, 카타르를 떠나 있던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새로운 직장을 구했거나, 건강, 사업, 학업, 결혼, 출산 등 기타 여러 가지 이유로 회사가 복귀를 권유함에도 바로 돌아올 수 없는 경우들도 꽤 있었다. 신입사원의 채용의 경우도, 채용을 실질적으로 열기까지가 몇 달의 시간이 걸리고, 채용 후 비자를 발급하고 카타르로 데려와서 2달 가까이 되는 신입 크루 교육을 시키고, 실전 서비스에 투입되기까지는 시간이 엄청 걸리기 때문에 생각처럼 그렇게 인력 보충이 빠르게 되지는 않았다.
그래도 1여 년에 걸쳐 꽤 많은 크루들이 복귀하거나 입사하게 되었고, 새로운 인력 보충으로 인해 그동안 정체되었던 진급도 시작되었다. 많은 진급 소식들과 다시 바빠진 비행 스케줄들로 크루들은 정신없는 1년을 보냈다.
사실 요즘도 꽤 자주 비행에서 신입 크루들이 보이는 것으로 봐서 아직도 인원 보충에 힘을 쓰는 중인 것 같은데, 언제쯤 완전히 정상화가 될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예전에 비해서 크루가 많아진 것을 느끼고 있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지고 있다는 사실에 감사할 따름이다.
아마 7,8월 휴가 기간 동안은 여느 때보다 더욱더 바빠지지 않을까 싶지만, 일하는 동안은 즐기면서 하자고 다짐을 해본다. 이 또한 시간이 지난 후에는 추억이 될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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