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출간된 글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를 땐, 직감을 믿는다

겨울, 다시 봄

by 이수아

직감력은 태어날 때부터 저마다에게 주어지는 능력 중 하나이다. 직감력은 갈고닦는 것으로 발달시킬 수 있다.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은 물질로 이루어져 있지만 다른 것도 존재한다. 여기서 말하는 다른 것의 존재는 영(靈: 신령 영)이다.


어느 종교와도, 종교의 유무와도, 상관없이 영성을 공부하면 직감력을 기를 수 있다. 영성이 발달하면 비 물질계를 감각할 수 있게 된다. 국내에도 영성에 관해 연구한 논문이 있으며 관련 영상. 매체를 검색만으로 찾을 수 있다.


나는 어릴 적부터 사람을 무척이나 좋아했다. 작은 어촌마을에 살며 할머니와 이웃에게 배운 게 서로에게 기대어 사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내가 2년 전에는 대인기피증에 걸릴 만큼 인간이라는 존재를 무서워했다. 1년간 힘든 시기를 보내고 다시 사회의 일부가 되면서 신기한 꿈을 종종 꾸었다. 몹시 힘이 들 때면 나의 내면 어디선가 목소리도 들려왔다. 아주 깊은 곳에서 울려 퍼지던 메시지였다.




이러한 경험이 날 영성의 세계로 이끌고 갔다. 관련 자료를 찾아보며 이해되지 않던 인과관계를 알아갔다. 이것은 나의 어딘가를 바꾸어 놓았다. 가장 크게 바뀐 부분은 대인관계이다. 특히, 새로운 인연을 맺을 때. 사람을 워낙 좋아라 해서 나 좋다고 다가오는 사람을 대환영하며 정성을 쏟았는데, 이제는 아니다.


상대방이 다가오면 올수록 감각되는 기운이 있다. 그 기운에서 순수함의 정도가 느껴진다. 나라는 사람이 좋아서, 내가 가진 인간적인 면 중 어느 것을 알아보고, 오는 것은 지금도 양팔 벌려 환영한다. 그러나 나의 겉모습에 대한 호기심과 나를 통해 무언갈 이루려는 사람에게는, 경계심을 갖진 않지만 선뜻 관계 맺기가 어렵다. 나의 직감이 틀린 건 아닌지 검열하기 위해 다가오는 사람을 오래 관찰하는 습관이 생겼다. 물론, 중년에 접어들면 순수한 사람을 만나는 게 헛된 생각이라고 할 만큼 어렵다. 비현실적이라고 여긴다. 그럼에도 나의 내면을 보고 손을 내미는 소수의 사람이 있다. 나도 그들의 영혼을 마음의 눈으로 본다.




겉으로 보이는 외모와 사회적인 옷은 중요하지 않다. 나에게는 사람과 사람이 만나 빚어내는 우리의 이야기가 중요하다. 내가 누군가를 추앙하는 건 그가 나에게 보여준 인간적인 영역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그것을 알아보기까지 1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나는 열정, 끈기, 의지력이 넘치는 사람이어서 무언갈 얻을 요량이었다면 아주 고급스러운 사회적인 옷을 입은 사람의 손과 발이 되어 몇 년을 살아도 살았을 것 같다.


사람이 가진 직감력은 신비롭고 들어맞는 경우가 많다. 인간관계뿐 아니라 삶의 모든 것에서 나는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를 땐, 조용히 눈을 감는다. 호흡에 집중하다가 들숨과 날숨을 느낄 수 없을 때까지 내면에 귀 기울인다. 심해에서 들려오는 듯한 목소리, 영혼이 감지하는 감각을 따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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